신한은행의 3일 암호화폐 입금지연제..."거래 하지 말라는 것" 불만 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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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이 암호화폐거래소 대상으로 보이스피싱을 근절한다며 수개월 전부터 도입한 '3일 입금지연제도'가 과잉 규제로 논란이 되고 있다.

암호화폐거래소 이용고객은 3일 후 가격을 예상, 거래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거래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해당 거래소도 은행 입금지연제 도입으로 줄줄이 고객 이탈이 발생, 사업에 직격탄을 맞았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대형 암호화폐거래소 코빗에 실명확인계좌를 제공하면서 입금지연제를 도입했다.

보이스피싱 등 근절을 위해 고객이 코인 거래에 필요한 돈을 입금하면 72시간(3일) 후에 거래가 이뤄진다. 예를 들어 코빗을 이용하는 A고객이 비트코인을 구매하기 위해 16일에 돈을 입금하면, 거래가 3일 뒤에 반영돼 이뤄진다는 것이다. 코인 가격도 입금 시점을 반영하는게 아니라 3일 뒤 코인가를 반영한다. 주식으로 따지면 대장주를 당일 기준으로 100만원을 입금해도 3일 뒤 해당 주가가 150만원이 되면 마지막 가격으로 입금을 하는 형태가 된다. 코인 가격 급등이나 급락시 바로 대처할 수 없어 피해 고객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상당수 고객이 이탈, 해당 거래소는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코빗의 한 고객은 “가격이 수시로 변동되는 암호화폐시장에서 3일간 거래를 지연하는 건 눈을 감고 투자하라는 것”이라며 “아예 암호화폐거래소를 이용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고 하소연했다.

코빗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신한은행과 코빗은 지난 7월, 암호화폐 실명 계좌 발급 계약을 맺었다. 6개월마다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계좌발급 해지를 당할까 말조차 꺼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재계약은 올 연말이나 내년초 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6월 신한은행은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근절 종합대책'을 수립했다.

암호화폐거래소 계좌를 이용한 금융사기가 급증함에 따라 입금지연제라는 초강수 정책을 꺼내놓았다. 그러나 해당 제도가 적용되면서 현장에서는 정도를 넘어서는 과잉 대책이라는 불만이 늘어나고 있다.

일반 암호화폐거래소의 경우 보이스피싱 등을 방지하기 위해 출금 지연제를 도입한 바 있다. 그러나 입금까지 3일동안 거래를 막아 사실상 거래 자체의 성립을 막는 정책이라는 비판이다.

정부의 암호화폐 규제에 부응하기 위한 '과도한 코드 맞추기' 정책이라는 것이다.

실제 코빗은 신규 계좌 발급이 가능한 거래소임에도 최근 이용자가 급감하며,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거래소 고위 관계자는 “출금지연제 등 보이스피싱 등을 막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음에도 입금을 지연시키는 정책 수립은 너무 과도하다”며 “입금지연제 도입 후 아무런 모니터링도 없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