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이 중기 보다 R&D 자금 많이 써...민간 R&D 투자·집행 비중은 매년 정부와 격차 늘려

벤처기업이 중기 보다 R&D 자금 많이 써...민간 R&D 투자·집행 비중은 매년 정부와 격차 늘려

지난해 국내 기업체 연구개발(R&D) 총 집행금액에서 벤처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0여년 만에 중소기업을 앞질렀다. 대기업이 투자를 주도하는 가운데 벤처기업의 투자 확대 등에 힘입어 총 연구개발(R&D)투자에서 민간 투자 비중 또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비 비중은 세계에서 가장 높았고 총 R&D 투자 금액은 다섯 번째로 많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국내에서 수행한 정부·공공, 민간분야 연구개발 활동(연구개발비, 연구개발 인력 등) 조사 결과를 18일 제16회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운영위원회에 보고했다.

2018년 우리나라 총 연구개발비는 85조728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6조9395억원(8.8%) 증가한 수치다. OECD 국가 중 다섯 번째다. GDP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전년 대비 0.26%P 증가한 4.81%로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재원별 연구개발비는 정부·공공 18조 3630억원(21.4%), 민간 65조 7028억원(76.6%), 외국 1조 6629억원(1.9%)으로 집계됐다.

민간, 이 가운데서도 기업체 투자가 양적 성장을 이끌었다. 민간, 외국재원은 전년대비 각각 5조6385억원(9.4%), 6752억원(68.4%) 늘었다. 정부·공공재원은 전년대비 6259억원(3.5%) 증가하는데 그쳤다. 민간 투자 비중은 일본에 이어 세계 2위다.

정부·공공재원 대 민간·외국재원 비중은 21:79으로 전년대비 2%P 증가했다. 2016년(24:76), 2017년(23:77)어 이어 지난해도 민간 투자 비중이 커지면서 정부 R&D 투자와의 격차가 벌어지는 추세가 더욱 뚜렷해졌다.

사용주체별로는 기업체 68조8344억원(80.3%), 공공연구기관 9조8439억원(11.5%), 대학 7조 504억원(8.2%)으로 나타났다.

기업체 사용 금액은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전체 80%를 넘어섰다.

기업 유형별로는 대기업이 43조8236억원(63.7%)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중견기업이 13.9%를 사용했다.

눈에 띄는 것은 벤처기업의 약진이다. 벤처기업은 지난해 R&D에 전년 대비 18.6% 늘어난 약 7조9000억원을 사용했다. 비중은 11.5%로 중소기업(10.9%)을 앞질렀다. 2006년 이후 처음이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연구개발비가 61조1572억원(88.8%), 서비스업은 6조2349억원(9.1%)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총 연구원 수는 전년대비 3만1374명(6.5%) 증가한 51만4170명이다.

경제활동인구 천 명당 연구원 수(FTE 기준)는 14.7명, 인구 천 명당 연구원 수는 7.9명으로 주요국보다 높게 나타났다.

연구수행 주체별 연구원 수는 기업체 36만8237명(71.6%), 대학 10만8529명(21.1%), 공공연구기관 3만7404명(7.3%)으로 조사됐다. 기업체 연구원은 전년대비 2만4870명(7.2%)이 늘어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연구원 1인당 사용한 연구개발비는 전년대비 427만원(2.1%) 증가한 2억993만원이다. 미국달러 환산 시 19만748달러다. 중국(14만9671달러)과 영국(15만1512달러)를 제외한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는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여성 연구원은 전년대비 7686명(7.9%) 많은 10만4728명(20.4%)으로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다만 영국(38.7%), 독일(27.9%), 프랑스(27.0%) 등 주요국에 비해선 낮았다.

과기정통부는 관계자는 “총 연구개발비는 최근 2년간 민간 R&D 투자 증가율이 크게 상승한 것에 힘입어 증가했다”면서 “이에 따라 기업체 연구인력도 대폭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의 R&D 투자 증가는 최근 2년간 기업의 매출액 증가가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도 상승 추세”라고 부연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