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QD디스플레이 투자 새해로 밀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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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가 양산을 확정한 차세대 8세대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설비 투자가 사실상 새해로 밀릴 전망이다. 정기 인사와 조직개편이 계속 지연되면서 설비 투자도 함께 지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당초 8세대 QD디스플레이 생산 설비를 갖추기 위한 정식발주(PO)를 이달 중순경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이유는 삼성 그룹 인사와 조직개편이 계속 지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새해 1월에나 인사 발표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1월 초 열리는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가 마무리되고 이후 인사와 조직개편이 선행돼야 설비 투자를 책임질 인력과 조직도 확정할 수 있다.

설비 투자를 앞둔 삼성디스플레이 행보는 상당히 조심스럽다. 보통 정식 설비 발주 전에 구매의향서(LOI)를 전달해 주요 장비 기업이 납기일에 맞춰 제품을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관행이 있다.

반면에 이번 투자는 LOI 없이 구매담당자가 구두로 투자 실행 여부만 알려주고 있어 협력사들이 정식 발주 일정만 기다리고 있다.

한 관계자는 “정식 발주를 할 것이라는 대답만 돌아올 뿐 구체 일정이나 규모 등 중요한 투자 내용이 확정된 게 없다”며 “연내 투자 집행을 시작한다고 예상했는데 사실상 내년으로 넘어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핵심 전공정에 속하는 유기물 증착기 공급사인 일본 캐논도키도 LOI를 못 받았다는 이야기가 들릴 정도로 투자 일정이 불투명하고 투자 행보도 보수적인 것 같다”며 “삼성그룹 인사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8세대 액정표시장치(LCD)를 생산하던 L8 라인 일부를 개조해 QD디스플레이를 시험 생산할 수 있는 월 3만장 규모 라인을 꾸린다. 내년 1분기까지 설비 발주를 마치고 라인을 구성하면 실제 생산은 2021년 상반기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업계는 이번에 삼성디스플레이가 L8-1-1 라인에서 QD디스플레이를 시험 생산하며 기술과 생산 안정성을 끌어올리면 이후 L8-1-2, L8-2-1 라인을 추가 전환해 생산량을 늘려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A3 투자 당시 상당히 공격적이고 빠르게 집행했지만 지금 QD디스플레이는 상당히 보수적이고 조심스럽다”며 “이번 생산 라인 투자가 사실상 시험생산 성격인 만큼 여기서 어떤 결과를 거두는지에 따라 추후 투자 행보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