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기원 정밀의학연구센터, 유방암 전이 관여 유전자 세계 최초 발견

국내 연구진이 여성 호르몬이 유방암의 전이를 억제하는 유전자를 발견, 기능을 규명했다.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이하 융기원) 정밀의학연구센터는 입주기업 테라젠이텍스와 공동연구로 'RNF208 단백질'이 인산화된 비멘틴 단백질 분해를 유도, 삼중음성 유방암 성장과 전이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인산화된 비멘틴 단백질은 암 성장과 전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조절 물질이다. 삼중음성 유방암 전이와 재발에 관여하지만 아직까지 특별한 표적치료제와 진단지표가 없었다.

연구진은 차세대 유전체 해독기술(NGS)을 활용해 각종 유방암 유전 정보를 분석했다. 그 중 RNF208 단백질이 비멘틴 단백질과 결합해 유비퀴틴화를 유도하고, 활성 비멘틴 단백질을 분해하는 것을 발견했다. RNF208 단백질 발현은 여성 성호르몬 중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에스트로겐 호르몬에 따라 발현양이 조절된다.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전경.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전경.

동물실험을 통해 삼중음성 유방암 세포에서 RNF208 단백질 발현양이 증가할 경우 비멘틴 단백질 분해가 활발해져 암 세포 성장과 폐전이가 완벽하게 제어되는 것을 확인했다.

삼중음성 유방암은 다른 장기로 전이 능력이 높고 10년 이내 재발률이 80%가 넘는 가장 예후가 좋지 않은 유방암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여성 호르몬 수용체가 없는 유방암이 어떻게 악성화가 되는지의 새로운 기전을 밝혔다. 암 전이를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진단법 및 전이를 억제할 수 있는 치료법 개발에 응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진 융기원 정밀의학연구센터 센터장은 “하나의 항암제로 모든 암을 치료할 수 없기 때문에 각각 암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암 프로파일링과 다양한 맞춤 치료제 전략이 필요하다”며 “차세대 유전체 해독 기술을 기반으로 암 발생과 전이 관련 체내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새로운 지표 발굴 및 치료율을 높일 수 있는 맞춤형 항암제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지 '네이처' 온라인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12월호에 게재 됐다. 연구는 보건복지부 재원으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