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CES의 한국 기업

CES 개막 직전 LG전자 부스입구에 모인 관람객들.
CES 개막 직전 LG전자 부스입구에 모인 관람객들.

매년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세계 산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전시회 'CES'가 열린다. 올해로 52년째니 역사가 상당히 오래됐다. 예전에는 '소비자가전박람회(Consumer Electronic Show)'를 줄인 의미로 CES라고 불렀으나 몇 해 전부터 아예 CES를 브랜드화했다. 전시회 성격이 전자나 가전에 국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정보 유통 속도가 빨라지면서 많은 국제 전시회가 갈수록 영향력이 약해지는 반면에 CES는 매년 위세가 더 커지고 있어 대비된다. 전통의 전자 산업부터 정보기술(IT)을 넘어 자동차를 필두로 한 모빌리티,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헬스케어, 로봇, 푸드테크, 수면테크 등 영역을 계속 확장하고 있다.

올해 CES에는 세계 160개국에서 4500여개 기업이 참가하고, 관람객만 17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CES에서 개막 날 가장 많은 관람객이 몰리는 곳이 있다. 바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부스다. 올해도 개막일인 7일(현지시간) 오전 10시 전부터 양사 부스 입구에는 인파가 몰려들었다. 오전 내내 양사 부스는 발 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로 관람객이 붐볐다. 구글, 소니 등 해외 기업 부스도 관람객이 많이 찾지만 삼성전자, LG전자에 비할 바는 못 된다.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전시회에서 국내 대표 기업들이 최고 인기를 누리는 것은 무척 반가운 일이다. 한편 두 기업 외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는 기업을 찾기 어려운 것은 아쉽다. 올해 CES에 국내에서 400개 이상의 기업이 참가했다. 해외 진출을 노리는 대기업도 있고 처음 전시회에 참가하는 중소기업도 있다.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며 호기롭게 해외 시장에 도전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누구든 좋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이어 CES를 주름잡는 세계적인 한국 기업이 더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라스베이거스(미국)=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