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형아이템 정부 규제, 이용자보호 오히려 후퇴시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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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확률형아이템' 정보공개 관련 고시 개정을 앞둔 가운데 정부 개입이 오히려 이용자 보호환경을 후퇴시킬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획일적인 규제 기준이 시장 혼란을 부추기고, 높아진 자율규제 참여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황성기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 의장(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4일 서울 스타트업얼라인언스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공정위 고시는 시장 자발적 정화 역할을 빼앗아가겠다는 것”이라면서 “낮은 수준 정부규제로 자율규제에서 업체가 이탈할 수 있고 사후 모니터링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상품 등의 정보제공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발표하고 이달 16일까지 의견을 수렴한다. 온·오프라인에서 확률형 상품에 대한 확률 정보를 표시하도록 하고, 사업자가 공급 가능한 재화 종류와 종류별 공급 확률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도록 개정했다.

강태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개정안의 가장 큰 문제는 아무런 기준이나 배경 없이 정보공개 의무만 명시해놓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물형 랜덤박스와 온라인게임 등에서 제공하는 확률형아이템 성격이 완전히 다른데 특수성을 고려치 않고 일괄적으로 규정했다는 것이다.

강 변호사는 “온라인게임에서 제공하는 확률도 게임마다 종류가 다른데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슈퍼셀 '브롤스타즈'은 이용자 게임진행과 이미 획득한 아이템에 따라 다음 아이템 획득 확률이 영향을 받는데 이를 고정된 정보로 제공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공정위 고시가 업계 자율규제보다 수위가 낮아 정부 규제가 확정될 경우 규제 수준이 대거 후퇴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눈가리고 아웅 식' 정보공개만 이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최승우 게임산업협회 사무국장은 “업계는 2015년부터 두 차례 걸쳐 촘촘한 기준으로 자율규제를 실시하고 미준수 게임물에 대한 모니터링과 공표로 패널티를 부과하고 있다”면서 “주요 게임사가 포함된 협회 회원사는 100% 자율규제에 동참 중이고 해외 게임사 참여율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 국장은 “자율규제 기준 보다 낮은 정부규제가 강제되면 업체는 자율규제를 지킬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황 의장 역시 “수위가 낮은 고시만 지키면 되는데 복잡한 기준을 가진 자율규제에 동참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 선택”이라면서 “자율규제 기반이 완전히 붕괴될 텐데 정부가 규제 철학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황 의장은 “자율규제 기준이 복잡하니 업체에서는 고도화된 비즈니스모델(BM)을 내놓으며 우회하려고 하는 움직임도 나타난다”면서 “경직된 고시로 이를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이용자 보호 관점에서도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유연하게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자율규제가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강 변호사는 “선의를 가진 규제라도 그 효과가 과연 긍정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면서 “공정위나 규제개혁위원회가 현장 의견을 듣고 고시를 재검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게임이용자보호센터(GUCC) 모니터링팀이 확률형아이템 자율규제 준수 여부를 살피고 있다. 사진=GUCC
<게임이용자보호센터(GUCC) 모니터링팀이 확률형아이템 자율규제 준수 여부를 살피고 있다. 사진=GUCC>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