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총선 출사표' 공약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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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총선 출사표' 공약의 이면

오는 4월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약 3개월 앞두고 정당 차원의 출사표인 공약이 앞 다퉈 발표되고 있다. 출사표에는 많은 메시지가 담긴다. 대의명분과 당위성, 승리를 향한 의지까지 계획 및 실천에 대한 대중과의 약속이다. 그 중요성 때문에 작은 것보다는 큰 것을 말하게 되고, 때로는 무리수를 던지기도 한다.

이번 총선에서도 민생경제와 밀접한 통신비·전기요금 등이 공약으로 나왔다. 3년 전 대선과 4년 전 총선 등 선거 때마다 빠지지 않는 단골 아이템이다. 정치권이 이들을 자주 활용하는 이유는 리스크가 약하기 때문이다. 공공재 성격이 강한 통신과 전기는 특성상 불만이 드러나기 어렵다. 정당 입장에서는 대중의 호응을 즉각 얻고 반발은 적은 공약이다.

공약에는 이중성이 있다. 대중을 위한 혜택 반대편에는 사회 부작용과 박탈감을 느끼는 곳이 존재한다. 정당들이 서로 공약을 놓고 포퓰리즘이라 지적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정치권이 총선 공약으로 통신비와 전기요금 인하를 다시 언급하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 그러나 그 이전에 지금의 통신비와 전기요금 관련 배경 및 이유를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한 자기 반성이 필요하다.

통신비와 전기요금 총선 공약은 대중의 관심을 끌 것이고, 반대로 문제를 느끼는 이들의 목소리는 침묵의 소용돌이 속에 잠식될 것이다. 총선 모드에 들어간 정치권의 관심이 대중을 향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반대로 피해를 볼 수 있는 곳에 대한 배려도 있어야 한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을 따르지만 소수 의견 존중도 가치가 있다. 이 나라는 엄연히 민주주의를 추구한다. 공리주의 국가가 아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