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참이슬·이즈백…말 그대로 '없어서 못 판다'

잘 나가는 참이슬·이즈백…말 그대로 '없어서 못 판다'

하이트진로의 소주 브랜드 '참이슬'과 '진로이즈백'이 몰려드는 수요를 충당하지 못해 주요 편의점에서 발주를 막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물량을 공급받는 주류도매업체들 사이에서 불만이 고조되고 있으며 '출고가 인상을 앞둔 밀어내기' 등 루머까지 돌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소주 생산 공장을 8시간 3교대 체제로 24시간 풀가동하고 있지만 주문량이 최대 생산량을 넘어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주류도매업체 대표들에게 이의성 영업촐괄 본부장 명의의 안내문을 배포했다. 이 본부장은 “최근 물량 부족 현상이 발생했고 이 상황에 대해 세간에 여러가지 루머들이 돌고 있다”며 “하지만 지금의 물량 부족 상황은 맥주와 소주의 폭발적 반응으로 시장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결코 다른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이트진로 전 임직원은 전사적인 총력을 다해 현재 상황이 조속히 정상화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불편을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물량 부족 현상에 따른 업계의 불만이 쌓이고 다양한 루머가 제기되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이에 앞서 GS25와 세븐일레븐 등 일부 편의점 업체는 15일 전국 점포에 참이슬과 진로이즈백 소주 발주를 중단했다. 이마트24는 점포당 주문 가능 수량을 한 상자로 제한했고 CU는 사전 물량 확보로 당장 판매에는 문제가 없지만 해당 물량이 소진되면 타 업체와 마찬가지로 발주 중단 및 물량 제한을 할 방침이다.

하이트진로 소주의 물량 부족은 작년 4월 출시한 진로이즈백 인기 급상승과 참이슬의 지역 시장 공략 가속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진로이즈백이 인기를 끌자 주문량을 감당하지 못해 이천공장 소주 생산라인 일부를 진로이즈백에 추가 배정해 공급을 안정화했지만 이는 곧 참이슬의 물량 부족으로 이어졌고 진로이즈백 역시 판매가 재차 늘어 두 제품 모두 발주 중단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최근에는 제주지역 공급 중단설도 제기됐다. 내륙 물량을 감당할 수 없어 타지역에 판매 비중이 낮고 추가 물류비까지 발생하는 제주에 물량 공급을 중단해 지역 주류도매상 불만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기상 악화로 물량이 선적된 배가 출항을 하지 못해 발생한 일시 현상”이라면서 “단 한 번의 공급 차질에도 품귀현상이 벌어질 만큼 물량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수요 급등에 따라 생산 라인 증설 등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메인 공장인 이천공장은 수도권 산업 규제에 막혀 증설이 불가능하다. 청주와 마산 공장은 병입(소주 원액을 공급받아 병에 주입하는 공정) 면허만 보유하고 있어 물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소주 제조면허는 1사 1개 발급이 오랜 관행으로 추가 제조 면허 획득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충청도 등 이천공장과 가까운 곳에 신규 병입 공장을 신설하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다. 하지만 제품 인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섣부른 신규 공장 설립 결정은 '증설의 저주'를 가져 올 우려도 따져봐야 한다. 신규 공장 설립을 결정하더라도 인력 채용, 지자체 상생, 주류 면허 발급 등 고려할 사안이 많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공장을 최대치로 가동하고 있지만 전국적인 물량부족 사태가 발생하고 있어 내부 고민이 큰 상황”이라면서 “원활한 물량 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