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아이템 아들에게" 게임 악용한 탈세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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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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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내 재화를 탈세에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불법자금 세탁까지 활용할 수 있어 우려가 높다.

일부 자산관리사와 PB센터에서 과세 당국 감시를 피해 온라인 게임을 이용한 탈세 방법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 캐릭터 혹은 아이템을 자녀에게 증여한 뒤 캐릭터 아이템을 되팔아 현금화해 재산을 물려주는 방식이다.

주요 고객은 5억원 이하 금액을 증여하려는 자산가다. 일반적인 증여·상속 탈세 범위보다 집중도가 낮다. 과세당국의 레이더를 피하기도 쉽다. 우리나라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 규정하는 최대 세율은 50%이지만 1억원 이하는 과세 표준 10/100 수준이다. 5억원 이하는 1억원을 초과하는 금액의 20/100에 1000만원을 과세한다.

게임 아이템이 이용되는 이유는 손쉽기 때문이다. 가치가 큰 편이라 옮기는데 품이 적게 든다.

'리니지' 게임 내 무기인 '진명황의 집행검' 같은 경우 2011년 4강상태가 1억2500만원에 판매됐다. 노돌은 1500만원 수준이다. 현재도 2000만원에서 3000만원까지 시세가 형성된다. 가장 오래된 온라인게임 '바람의 나라' 용무기 10성은 1000만원 이상으로 판매된다.

개인투자업계 관계자는 “게임 아이템이 엄연히 가치가 있고 거래가 활발하기 때문에 이 같은 문의가 있다”며 “부모 카드를 자식이 사용하는 것과 유사하게 증여세를 피해 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만의 문제가 아니다. 영국 안보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역시 '온라인게임을 통한 자금세탁' 보고서를 통해 온라인게임에서 유통되는 아이템, 게임머니가 자금세탁에 악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불법자금으로 게임 내 유료 재화를 구매하고 유료 재화를 다른 이용자에게 판매하는 수법을 언급했다.

우리나라는 게임사 약관으로써 아이템 이용자 소유를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현금거래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때문에 오픈 초기 게임의 계정을 판매해 이득을 얻고 소득을 신고하지 않는 수법, 타인 명의를 빌려 간이과세자로 등록, 게임아이템을 판매 혹은 재판매해 이득을 올리는 수법 등이 존재한다.

2010년 대법원은 현금거래자에 대해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위반 협의를 기각했다. '비정상적인 게임이용'을 통해 획득한 것을 환전, 환전 알선, 재매입하는 것만을 금지한다. 비정상적인 게임이용으로 획득한 것인지 입증이 쉽지 않아 처벌하기 어렵다. 거래를 통해 편법으로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게임사는 계정 혹은 캐릭터, 아이템을 현금 등 현실 재화로 거래하는 행위는 운영정책을 통해 금지하고 있다”며 “이를 위반할 경우 정책에 따라 일정 기간 게임 이용을 제한할 수 있으며 영리목적 현금거래가 반복해서 이뤄질 경우 영구제재까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