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아카데미상 노리는 '조조 래빗', 듣던 대로 범상치 않다

사진 제공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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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여우조연상을 포함한 6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탁월한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 '조조 래빗'(감독: 타이카 와이티티 | 수입/배급: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가 22일 국내 언론 시사회를 통해 최초 공개됐다.
 
조조 래빗은 제2차 세계대전 말기, 엄마 '로지'(스칼렛 요한슨)와 단둘이 살고 있는 독일의 10살 겁쟁이 소년 '조조'(로만 그리핀 데이비스)의 이야기다.
 
상상 속 히틀러가 유일한 친구이며 나치즘에 완전히 빠진 소년 조조가 집에 몰래 숨어 있던 의문의 유대인 소녀 '엘사'(토마신 맥켄지)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블랙 코미디로 유쾌하게 그려냈다.
 
국내 관객 480만 명을 동원한 '토르: 라그나로크'로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은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은 조조 래빗을 통해 나치에 대한 유쾌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비판과 더불어 한 소년의 성장통을 함께 담아내며 사회와 가족을 주제로 이야기한다.
 

사진 제공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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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10살 소년 조조의 성장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사회가 정해 놓은 멋지고 이상적인 남자가 되고 싶은 소년 조조는 히틀러와 나치에 대한 동경으로 가득 찬 질풍노도의 시기 사춘기를 맞이한다.
 
혼란스럽고 불안정한 조조의 모습에서 사회가 요구하는 바와 자아의 대립이 고조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조조는 시대적 배경에 따라 나치즘이 원하는 무자비하고 폭력성 짙은 냉혈한이 되고자 했으나 결국 그의 본질은 순진무구한 여느 평범한 아이의 모습일 뿐이다.
 
조조는 조금씩 자기 본연의 모습을 찾고 진정한 자아를 발견한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제자리를 찾아가는 조조의 모습에 절로 가슴을 쓸어내리게 된다.
 
조조 역을 맡은 로먼 그리핀 데이비스는 아역 배우답지 않은 발군의 연기 실력을 발휘하며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혼란스러운 10대 사춘기를 겪어내는 소년의 감정선을 밀도 높게 표현했고 센스 넘치는 유머와 재치를 선보였다. 또한 스칼렛 요한슨, 샘 록웰, 토마신 맥켄지 등 다른 배우들과도 나무랄 데 없는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했다.
 

사진 제공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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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 래빗은 10살 소년 조조의 성장담을 통해 독일의 나치즘 나아가서는 제국주의, 군국주의, 전체주의 같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과 일본을 비롯한 국가들이 만든 사회의 부산물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를 전한다.
 
사회가 정한 이념을 따라야만 국민으로 인정받고 사람 취급을 받을 수 있는 몰지각한 발상에 대한 유쾌한 풍자극이자 인간 존엄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하게 하는 영화 조조 래빗이 내는 소리를 누구나 한번쯤 귀담아 들었으면 한다.
 
상영시간 108분. 12세 관람가. 2020년 2월 5일 개봉.
 
전자신문 컬처B팀 김승진 기자 (sjk87@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