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작년 4분기 실적 기대치 밑돌듯…"IMO 효과도 아직"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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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유사가 작년 4분기 최악의 정제마진을 겪으며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이달 말,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내달 초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증권가에서는 정유 4사 모두 전분기 대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는다. 이중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정유 사업은 적자로 돌아설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실제 작년 4분기 들어 수급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정제마진은 가파르게 하락하기 시작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것으로 정유사 실적에 결정적이다.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배럴당 7.7달러를 기록했던 정제마진은 10월 4.1달러, 11월 0.7달러에서 12월에는 마침내 -0.1달러로 추락했다.

주간 단위로는 11월 셋째 주부터 이미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올해 들어서도 1달러를 밑돌았다.

특히 업계 기대를 모았던 '국제해사기구(IMO) 2020' 규제 효과가 생각보다 늦어지면서 정유사 우려도 커지고 있다.

IMO 2020은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 상한선을 기존 3.5%에서 0.5%로 대폭 강화하는 규제로 올해 본격 시행됐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 4사는 앞다퉈 저유황유 생산 설비 투자를 늘리면서 '호황'에 대비해왔으나 제품값 상승효과가 지연되고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규제 기준을 충족하는 싱가포르 VLSFO(Very Low-Sulphur Fuel Oil) 가격은 지난 12월 미터톤(mt)당 700달러를 웃돌다 올해 하락하기 시작해 지난 22일 기준 64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황 함량 0.001% 국제경유 가격을 봐도 올해 들어 배럴당 83달러에서 최근 76달러까지 내렸다.

다만 1년 전(2018년 4분기) 정유 4사가 석유 부문에서 일제히 적자를 내면서 총 영업손실 1조원을 넘어섰던 때보다는 상황이 나아졌다.

또 상반기 내에 정제마진이 다시 상승세를 타면 2020년 전반으로는 정유사 실적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