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주디', 평생을 '스타'로 살아간다는 것

짧게 자른 새카만 머리, 어딘가 모르게 불안해 보이는 모습…

(리뷰)'주디', 평생을 '스타'로 살아간다는 것

1940~1950년대 미국 연예계를 주름 잡았던 시대의 아이콘 주디 갈랜드의 생애를 다룬 영화 '주디'(감독: 루퍼트 굴드)가 2월 국내 개봉한다.
 
주디 갈랜드는 두 살 때부터 무대에 서기 시작한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연예계에 입문한 그녀의 삶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충분한 수면과 음식 섭취가 필요한 성장기에 불면증과 식단조절에 시달려야 했고 어른들의 세계에 적응해야 했다.
 
평생을 스타로 살았지만 개인적인 의지와는 상관없이 타인과 대중에 의해 강요된 삶을 산 그녀의 모습에서 현시대 스타들이 오버랩 된다.

(리뷰)'주디', 평생을 '스타'로 살아간다는 것

주디 갈랜드는 아역 배우로 시작해 영화 '오즈의 마법사'(1939) 도로시 역으로 전 세계적인 스타가 된다. 특히, '오즈의 마법사'의 주제곡인 '오버 더 레인보우(Over the rainbow)'가 크게 히트하면서 배우에 이어 가수로서도 성공 가도를 달리게 된다.
 
하지만, 너무 어린 시절부터 철저하게 통제된 스타의 삶을 살아온 그녀는 알코올과 약물에 빠지고 건강을 잃어간다. 말년에는 기관지 수술까지 하면서 전성기에 한참 못 미치는 목소리로 소규모 밤무대를 오가기도 했다.
 
주디 갈랜드의 삶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배우로서 거둔 성공에 비해 자신의 인생은 파란만장하기 그지없었다. 유일하게 기댈 수 있었던 아버지의 이른 죽음, 돈과 성공만을 강요하는 어머니의 가혹한 대우, 5번의 결혼과 4번의 이혼, 전남편과의 양육권을 둘러싼 법정 공방 등.
 
어린 시절부터 의지할 가족의 부재와 끊임없이 외모에 대한 비교와 스트레스로 받아온 갈랜드는 죽을 때까지 열등감과 애정 결핍에 시달린다. 이런 이유때문인지 무려 5번의 결혼을 했고 자신을 좋다고 하는 남자들을 모두 받아들이면서 커리어 내내 스캔들도 상당히 많았다.
 
모든 어려움을 술과 약물에 의존하던 갈랜드는 결국 1969년, 47세의 이른 나이에 약물중독으로 삶을 마감한다.

(리뷰)'주디', 평생을 '스타'로 살아간다는 것
(리뷰)'주디', 평생을 '스타'로 살아간다는 것

영화 '주디'는 주디 갈랜드의 마지막 한 해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파산 위기에 몰린 주디(르네 젤위거)가 반강제로 영국 런던으로 투어를 떠나게 되고 숨 막히는 그녀의 마지막 여정이 펼쳐진다. 불과 죽음을 6개월 앞둔 시점에 주디 갈랜드의 무대가 격동적으로 그려진다.
 
'제리 맥과이어', '브리짓 존스의 일기' 등을 통해 주로 러블리한 매력을 발산했던 르네 젤위거가 주디 갈랜드를 연기했다. 외모부터 발성, 표정, 몸짓 하나까지 그녀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흔적이 엿 보인다.
 
그 결과 제 77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내달 9일(현지시각) 열리는 제 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됐다.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였지만 결코 행복하지만은 않던 짧은 생을 마감한 주디 갈랜드의 죽기 전 런던에서의 마지막 무대 '오버 더 레인보우(Over the rainbow)'가 귓가를 맴돌며 진한 여운 남긴다.
 
(사진 제공 = ㈜퍼스트런)
 
전자신문 컬처B팀 김승진 기자 (sjk87@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