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과기 자문포럼, 제대로 활용하자

[사설]과기 자문포럼, 제대로 활용하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도하는 '2020년도 과학기술 정책자문 포럼'이 28일 올해 첫 회의를 열었다. 김성수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지난해 과학기술계의 여러 전문가에게 현장감 있는 정책 의제를 제안 받아 일본의 대 한국 수출 규제 등 주요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면서 “올해도 원활한 정책 실행과 현장 안착에 주안점을 두고 의견을 받겠다”고 밝혔다. 이날 첫 회의에서는 주로 과기정통부의 2020년도 업무계획을 주제로 논의했으며, 앞으로 인공지능(AI)과 수소차·전기차 같은 신산업 기술 이슈를 주제로 다룰 계획이다.

자문 포럼의 취지는 외부 전문가를 활용해 과학기술 정책과 관련된 아이디어를 모으고 올바른 정책 방향을 수립하는 데 있다. 포럼 성격상 안건을 결정하고 집행을 요구하는 것과 같은 강제성이 없는 말 그대로 조언을 구하는 자문 모임이다. 그러나 과학기술 정책 입안자가 두루 참석해서 정책 결정에 직간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외부 전문가가 주축이어서 내부 모임보다 훨씬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 제대로 활용한다면 자칫 현장감이 떨어지는 정책을 보완할 수 있는 좋은 자리다.

정부 주도의 자문 모임은 평가가 엇갈린다. 다분히 시늉뿐인 자리도 있고 정책 수립에 큰 도움이 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과학기술 분야는 전문 내용이 많을 뿐만 아니라 연구개발(R&D) 관련 안건이 많아 일반인이 쉽게 접근하기가 어렵다. 가감 없는 전문가의 목소리가 어떤 분야보다 중요하다. 정부 입장에서는 공식·비공식 경로로 많은 현장 전문가를 만나야 정책 편향성을 극복할 수 있다. 내용 중심으로 모임을 이어 가야 의미가 크다. 때로는 쓴소리도 달게 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 형식적으로 한두 번 만나고 정책 홍보 자리 정도로 활용한다면 포럼의 본래 취지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포럼 구성원도 과기 정책과 관련한 대표 모임이라는 책임감을 발휘해서 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