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나는 들것' 응급구조 드론 뜬다

정연우 UNIST 교수팀 개발

응급구조 드론은 환자를 태운 들것에 8개 프로펠러를 설치한 형태로 구조대원이 휴대한 배터리 팩에 유선으로 연결해 전원을 공급한다.
응급구조 드론은 환자를 태운 들것에 8개 프로펠러를 설치한 형태로 구조대원이 휴대한 배터리 팩에 유선으로 연결해 전원을 공급한다.

산악지대와 같은 험한 지형에서 환자를 빠르고 쉽게 이송할 수 있는 응급구조용 드론이 나온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총장 이용훈)은 정연우 디자인 및 인간공학부 교수팀이 '911$ 응급구조 드론'을 개발, 드론전문기업 드론돔(대표 서성빈)과 양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11일 밝혔다.

'911$ 응급구조 드론'은 '하늘을 나는 들것' 개념이다. 911달러(약 100만원) 정도로 양산 가능하다는 점을 알리고자 제품명에 '911$'을 넣었다.

환자를 눕히는 들것에 프로펠러 8개와 유선 배터리팩을 연결해 지상에서 1m 정도 높이로 띄워 이동할 수 있다. 자이로스코프를 장착해 수평과 회전 방향을 제어하고, 유선으로 연결된 구조대원을 자동으로 따라가게 만든 '팔로우미 기능'을 탑재했다. 전력 공급을 구조대원에게 받기 때문에 가볍고 체공시간도 길다.

드론돔은 실제 작동방식과 구조를 고려한 양산 설계과정에 들어갔다. 응급구조 드론으로 세계에 보급한다는 목표다.

정 교수팀은 이 드론으로 최근 독일에서 열린 '2020 iF 디자인 어워드' 본상을 수상했다.

정연우 교수는 “첨단 센서나 원격제어, 장애물 인식 등 복잡한 기술이 아닌 접근이 쉬운 보편적 기술을 활용했다”면서 “험한 지형에서 골든타임 내 환자를 구조하려면 효율적 이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열악한 구조 환경을 개선하고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산악사고 발생 시 환자 1명을 구조하기 위해서는 4명 이상 구조대원을 투입해야 한다. 들것을 이용한 불안정한 하산과정으로 환자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