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마이데이터 사상과 의미

[미래포럼]마이데이터 사상과 의미

많은 전문가가 빅데이터 시대에서 오픈 데이터 시대를 거쳐 마이 데이터 시대가 오고 있다고 말한다. 2011년 세계경제포럼(WEF·일명 다보스포럼)에서 개인 데이터를 21세기 사회의 모든 분야를 연계할 수 있는 새로운 경제 자원이라고 예측했다. 미국에서 블루 버튼 또는 그린 버튼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여러 마이 데이터 사례가 나타났다. 유럽에서는 마이 데이터 정책을 통해 오픈뱅킹이 시도되었고, 새롭게 제정된 개인정보보호규정(GDPR)에 마이 데이터가 포함됐다. 우리나라에서는 '본인 정보 활용'이라는 용어로 정부 시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분명히 마이 데이터 시대가 오고 있다. 각 국가가 추진하는 마이 데이터 정책이나 서비스는 여러 관점을 보여 줬지만 국제 콘센서스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마이데이터글로벌 조직이 설립돼 마이 데이터 사상과 표준을 정립해 나가는 것은 의미가 매우 크다. 마이데이터글로벌은 유럽이 중심으로 2018년 10월에 설립된 국제 협력 네트워크 조직으로, 6개 대륙에서 25개 로컬 허브가 활동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우리나라에 로컬 허브가 설립됐다.

최근에 마이데이터글로벌에서는 '마이데이터 원칙 선언문'을 작성했다. 정부 부처와 산업별로 마이 데이터 개념과 구현 방안이 제각기 추진되는 우리나라 상황에서 마이데이터 원칙 선언문은 많은 시사점을 준다. 마이데이터 원칙 선언문은 조직 중심의 전통 데이터 패러다임을 사람 중심의 새 패러다임으로 혁신하기 위한 중요한 목표와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6가지 원칙은 생략하고 3가지 목표만 설명하고자 한다. 마이 데이터 혁신의 첫째 목표는 개인의 형식뿐인 권리를 실행 가능한 권리로 바꿔 주는 것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개인은 법에 의거한 정보 보호를 누려 왔지만 실제로는 기업 관행에 가려 거의 형식으로만 유지되고 개인 데이터가 어떻게 관리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진정한 투명성과 정확한 이해에 기반을 둔 동의가 개인과 조직에 의해 소통될 수 있도록 기준을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기준은 개인에게 '원 클릭 권리'로 구현돼야 한다.

둘째 목표는 데이터 보호 제도를 넘어 데이터 위임 제도로 바꾸는 것이다. 과거 법과 정책은 조직이 개인 데이터의 오남용을 막고 개인을 보호하는 것이었다. 개인보호도 여전히 중요하지만 개인의 데이터 활용도 중요하다. 즉 조직이 보유한 개인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개인의 권한 위임 체계를 정립하는 것이다. 이러한 권한 위임 체계는 기업에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줄 수 있다.

셋째 목표는 폐쇄형에서 개방형 생태계로 바꾸는 것이다. 최근 데이터경제는 몇 개의 거대한 플랫폼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예를 들어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 등 거대한 플랫폼 기업이 시장을 잠식해 대다수 기업이 고객에게 직접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잃고 있다. 마이데이터글로벌의 목표는 개인이 자신의 데이터에 발생하는 상황을 통제, 개인이 자유로운 데이터 흐름을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는 결국 디지털경제에서 균형, 공정성, 다양성, 경쟁을 이끌 수 있을 것이다.

박주석 경희대 교수·마이데이터코리아허브 대표 jspark@kh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