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광가속기 유치' 지자체 경쟁 넘어 총선 이슈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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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충북도, 주요 정당에 공약 제안
후보지 선정 정치화 우려 목소리도

최문순 강원도지사(가운데)가 이재수 춘천시장, 김헌영 강원대 총장과 함께 지난해 12월 13일 강원도청에서 방사광 가속기 춘천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출처=강원도
<최문순 강원도지사(가운데)가 이재수 춘천시장, 김헌영 강원대 총장과 함께 지난해 12월 13일 강원도청에서 방사광 가속기 춘천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출처=강원도>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유치 문제가 4·15 총선 이슈로 떠올랐다. 각 지역 정치권이 최근 차세대 방사광 가속기를 선거 공약에 잇달아 포함하면서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을 넘어 정치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차세대 방사광 가속기는 정부가 아직 사업을 확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전국 각 지자체는 지역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높다는 이유로 지난해부터 첨예한 유치 경쟁을 벌여왔다.

사업이 지역 핵심 현안으로 떠오르자 지역 정치권이 가속기 유치를 총선 공약으로 내세우기 시작했다. 전라남도, 충청북도는 이미 총선에 대비해 여야 각 정당에 가속기 유치를 지역 핵심 현안 사업으로 제시했다.

전라남도는 가속기 유치를 올해 도정 최대 핵심과제 중 하나로 선정한 데 이어 최근에는 주요 정당 공약에 반영할 3대 핵심사업으로 공표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낙후된 호남권의 산업기반 확충과 국가 균형발전을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방사광 가속기 유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시종 충청북도지사(사진 오른쪽)이 허태정 대전시장, 양승조 충청남도지사, 이춘희 세종시장과 함께 지난달 16일 청주에서 열린 충청권 행정협의회를 통해 방사광 가속기 청주 유치를 위한 공동건의문을 채택,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출처=충청남도
<이시종 충청북도지사(사진 오른쪽)이 허태정 대전시장, 양승조 충청남도지사, 이춘희 세종시장과 함께 지난달 16일 청주에서 열린 충청권 행정협의회를 통해 방사광 가속기 청주 유치를 위한 공동건의문을 채택,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출처=충청남도>

충청북도도 지난 11일 차세대 방사광 가속기 유치를 민주당을 비롯한 주요 정당에 중앙당 총선 공약으로 제안했다. 앞서 이시종 충청북도지사는 이춘희 세종시장, 허태정 대전시장, 양승조 충청남도지사와 함께 지난달 청주에서 방사광 가속기 구축 공동건의문을 채택, 중앙정부에 충청권 공동 현안임을 내세운 바 있다.

강원도 역시 사업 유치에 나선 춘천시를 밀어주면서 차세대 방사광 가속기에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강원대학교가 방사광 유치 타당성 조사용역을 수행하고 있다. 조만간 정치권에 총선 공약 반영을 제안할 계획이다. 이경희 정책기획관은 “방사광 가속기 사업을 총선 공약으로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사광 가속기 유치가 총선 이슈로 부각 되면서 후보지 선정에 따른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각 지역 국회의원이 자기 지역에 가속기를 유치하겠다며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나주·화순 예비후보가 국회의원 후보가 방사광 가속기 유치를 약속했고, 변재일 청주 청원구 국회의원은 지난달 11일 의정보고회를 통해 청원구 성장을 위한 미래 전략으로 방사광 가속기 유치를 제시했다.

지자체 관계자는 “차세대 방사광 가속기는 연구인프라와 관련 업계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후보지를 신중하게 선정해야 하는데 최근 총선과 맞물려 정치 이슈가 되면서 자칫 선정과정에 잡음이 생기고 선정 뒤 적지 않은 후유증도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지자체가 차세대 방사광 가속기 유치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구축 사업비만 1조원에 달하는 등 경제에 미칠 파급력이 큰 탓이다. 단백질 구조 분석과 신약 개발, 반도체·전자 산업 소재 구조 분석과 불량 규명, 나노 로봇 부품 개발 등 소재·부품·장비의 필수로 꼽히고 있어 활용 가치도 크다.

충청=강우성기자 kws924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