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망 중립성, 속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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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망 중립성, 속도 내야 한다

미국 법원이 망 중립성 폐지를 인정하는 쪽으로 사실상 가닥을 잡았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 전원합의체는 콘텐츠제공사업자(CP), 15개 주 정부 및 시민단체 등이 신청한 망 중립성 폐기에 대한 재심 신청을 기각했다.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정치적인 의도로 망 중립성 원칙을 폐기했다는 CP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로써 망 중립성 공식 폐지 결정 후 3년 동안 끌어온 논쟁이 사실상 결론에 이르렀다. 판결 관건은 FCC가 망 중립성을 폐지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지 여부였다. 항소법원이 FCC의 손을 들어주면서 자동적으로 망 중립성 폐지는 실효성을 갖게 된 것이다.

미국 판결은 다른 나라에도 미칠 영향이 불가피하다. 망 중립성과 관련해 새로운 흐름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과는 다른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질 공산이 높아졌다. 통신 시장에도 여러 의미의 메시지를 줄 수 있다. 단순한 망 중립성 폐지 유무 이상의 의미를 띤다. 망 중립성은 사실 해묵은 과제다. 그동안 정부 색깔에 따라 통신사업자와 CP는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그만큼 한쪽을 편들어서 딱 부러진 결론을 내기가 쉽지 않다. 시장 경쟁과 소비자 후생 측면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불확실성이 사라졌다는 사실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우리도 속도를 내야 한다. 정부는 최근 통신사와 CP 중심으로 연구반을 구성해 네트워크슬라이싱 등 망 중립성과 관련한 정책 방향을 재논의하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연구반이 결성됐지만 결국 해를 넘기고 2기로 넘어왔다. 그만큼 양측 주장이 팽팽하기 때문이다. 연구반은 말 그대로 한시 모임이다. 전문가 중심으로 빠른 결론을 내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루빨리 가이드라인이 정해져야 법과 제도 등 후속 작업도 이뤄진다. 불확실성이 길어지면 불필요한 오해와 논쟁만 길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