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세계의 공장' 中 멈추니…LCD 가격 최대 5% 상승 전망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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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팹 가동률 10~20% 하락
공급량 부족·판가 상승 촉발
韓 업계, 현지 공장 속속 재가동
글로벌 패널 가격 상승 호재 작용

[코로나19] '세계의 공장' 中 멈추니…LCD 가격 최대 5% 상승 전망 '요동'

#중국에서 시작한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바이러스 확산과 교차 감염을 막기 위해 춘절 연휴 연장과 교통 통제에 나서면서 현지에 생산라인을 구축한 주요 패널업체 공장 가동률과 생산성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고 가격경쟁에 나섰던 중국 업체 공세가 당분간 주춤해지면서 경영 전략을 재정비할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팹 가동률 하락이 패널 생산량 감소로 이어져 글로벌 LCD 패널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것도 뜻밖의 호재다.

◇LCD 공급가격, 최대 5% 인상 전망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중국 내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에 영향을 미쳐 공급량 부족과 판가 상승을 촉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중국 내 주요 패널 제조사의 2월 LCD 팹 가동률이 최저 10%에서 최고 20% 이상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IHS마킷은 “중국은 올해 세계 LCD 패널 시장에서 55% 점유율을 차지할 전망”이라면서 “중국 내 생산 감소는 LCD TV 패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LCD 패널 공급사의 적극적 가격 정책에 따라 기존 1~2달러 수준으로 예상된 인상 폭이 3~5달러를 형성할 수 있다”면서 “노트북 및 모니터 제조사가 패널 재고 부족에 직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위츠뷰는 이달 LCD 패널 가격이 작년 동월 대비 1% 상승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하락세를 지속했던 지난해와 달리 1월 0.2%에 이어 두 달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판가 조정이 반영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한층 높은 상승률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국내에서도 LCD 판가 상승을 예측하고 있다. KB증권은 중국 코로나19 여파로 올 상반기 글로벌 LCD 패널 공급량이 20%가량 줄어들면서 판가가 반등할 것으로 기대했다. 글로벌 LCD 시장 점유율 1위인 중국 BOE가 이번 사태로 10.5세대 LCD 패널 생산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것을 배경으로 지목했다.

KB증권은 중국 정부의 우한 봉쇄 정책에 따른 원자재 공급 차질로 (BOE 팹) 가동 중단이 현실적으로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향후 LCD 패널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가격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국제 LCD 판가 상승에 따른 예상 외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 동안 중국업체 저가 공세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대형 LCD 사업 부문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패널과 LCD 패널 간 가격 차가 좁아지면서 OLED 패널 부문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우한에 생산거점을 구축한 차이나스타, 티엔마 등의 중소형 OLED 공급 차질은 한국에 100% 생산기지를 확보한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실적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中 팹, 가동률 정상화 불투명…LCD 판가 당분간 오른다

업계는 코로나19 사태 여파가 수개월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예년처럼 춘제 연휴 이후 복귀하지 않은 근무자가 발행한 것은 물론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지역 정부별 통제로 공장 가동률 회복 시점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이는 당분간 LCD 판가 상승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톤파트너스와 업계에 따르면 중국 광저우시는 최근 코로나19 대책으로 '폐쇄적 관리'를 시작했다. 외부 주민이 광저우 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엄격하게 금지해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 골자다.

광저우시는 우한을 비롯한 중점 감염지역의 모든 인력은 광저우 진입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시내로 진입한 인원은 14일간 외출을 금지한다. 현재 항저우, 쑤저우, 난징, 곤산 등도 폐쇄적 관리를 시행 중이다. 지역별로 외부 인원 입성을 금지하는 한편 통행 제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도시에 소재한 주요 디스플레이 제조사 생산라인은 이달 말까지 인력 부족 현상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외부 유입 인력이 최소 14일간 격리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르면 23일부터 가동률이 상승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 생산라인을 운영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매년 춘제 연휴 이후 휴가자 중 10%가량이 귀향, 이직 등으로 복귀하지 않는다”면서 “올해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격리조치, 교통통제 등으로 미복귀 근로자 폭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 진원지로 알려진 우한에 소재한 디스플레이 팹은 도시봉쇄 및 출입통제 정책으로 직격탄을 맞게 됐다. 현재 우한에는 △차이나스타(LTPS LCD 팹, 6세대 OLED 팹) △티엔마(4.5세태 LTPS 팹, 6세대 OLED 팹) △BOE(10.5세대 LCD 팹) 생산라인이 구축됐다.

우리 기업의 현지 팹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광저우에는 LG디스플레이 LCD 패널 팹이 가동 중이다. 10일부터는 지방 정부 권고에 따라 잠시 가동을 중단했던 난징 공장도 작업을 다시 시작했다. 같은 날 삼성전자는 쑤저우 공장을, LG전자는 항저우 공장을 재가동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