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화성 달려간 이재용 "EUV 라인, 시스템반도체 1위 첫 단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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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화성사업장 V1 라인 전경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V1 라인 전경>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또 다시 반도체를 챙겼다. 올 들어 두 번 연속 현장경영 장소로 화성사업장을 택하면서 반도체 사업에 힘을 실었다.

세계에서 가장 미세한 극자외선(EUV) 반도체 생산라인을 살피며 지난해 4월 천명한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목표를 중간 점검하고 라이벌인 대만 TSMC를 견제한 것으로 해석된다.

2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경기 화성 반도체사업장을 찾아 이달 초 본격 가동을 시작한 EUV 전용 반도체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임직원을 격려했다.

이 부회장이 방문한 'V1 라인'은 삼성전자의 첫 EUV 전용 라인으로 최근 7나노 이하 반도체 생산을 시작했다. 이 라인에서는 앞으로 차세대 파운드리 제품을 주력 생산할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우리는 이 자리에 시스템반도체 세계 1등 비전을 심었고, 오늘은 긴 여정의 첫 단추를 꿰었다”면서 “이곳에서 만드는 작은 반도체에 '인류사회 공헌'이라는 꿈이 담길 수 있도록 도전을 멈추지 말자”고 말했다.

올 들어 두 번 진행한 현장경영에서 이 부회장 선택은 화성 반도체사업장이었다. 나머지는 모두 해외 출장이었거나 재계 간담회, 빈소 조문 등이었다. 이 부회장은 1월 2일 방문한 화성사업장 내 반도체 연구소에서 “역사는 만들어가는 것이다”라면서 “잘못된 관행과 사고는 과감히 폐기하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가자”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4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고 시스템반도체에 133조원을 투자, 2030년 이 분야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삼성 신규 EUV 라인은 비전 달성을 위해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EUV 노광기술은 파장이 짧은 극자외선 광원으로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기술이다. 불화아르곤(ArF)을 이용한 기존 기술보다 세밀한 회로 구현이 가능해 고성능·저전력 반도체를 만드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EUV는 불화아르곤 광원보다 파장 길이가 14분의 1로 짧아 더욱 세밀하고 정확한 회로 모양을 웨이퍼에 찍어낼 수 있다. 삼성전자는 EUV를 이용한 3㎚(10억분의 3m) 공정을 최근 소개했다.

삼성전자가 이렇게 EUV 라인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파운드리 업계 1위 기업인 대만 TSMC 뒤를 바짝 쫓기 위해서다. 업계 주도권을 쥐고 있는 TSMC보다 첨단 공정을 먼저 도입하면서 대형 고객사를 빠른 속도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EUV 라인이 가동되면서 TSMC와의 본격적인 초미세 EUV 공정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시장에서는 삼성과 TSMC 간 EUV 수주전이 뜨겁게 펼쳐지고 있다. 최근 퀄컴이 출시한 5G 모뎀칩 'X60'은 5나노 EUV 기술을 구현한 두 회사가 나란히 양산을 맡았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