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창업 실전강의]<104>성공한 CEO들의 남다른 공통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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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창업가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덕목은 여러 가지가 있다. 물론 성공한 창업가 모두 저마다 장점과 독특한 기질을 활용해 그러한 반열에 오른 것이긴 하다. 그럼에도 성공한 창업가는 시장을 바라보는 남다른 혜안, 조직 구성원을 독려할 수 있는 리더십, 이밖에 문제 해결 능력과 상황 판단 능력 등 다양한 요소가 필요하다.

이러한 기질 내지 능력이 발현되는 형태까지 고려할 때는 더더욱 성공적인 창업가의 전형을 찾기가 쉽지가 않다. 어떤 CEO 특유의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관점과 사업 구상을 조직원에게 투영시키는가 하면, 또 다른 CEO는 민주적인 방식으로 구성원의 아이디어와 기획력을 수렴해 이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유지하기도 한다.

또 다른 관점에서는 CEO가 추진하는 사업 분야가 무엇인가에 따라서도 성공적인 창업가의 특성이 달라지기도 한다. 일례로 매번 다른 제품을 주문 생산해야 하는 분야에서 활동하는 CEO의 경우 동일한 제품을 반복해서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특정 문제점에 대한 면밀한 원인 분석과 진단을 중요시 여기기보다는 당면한 문제를 빠르게 해결해 납품을 하는 것에 더욱 관심이 있다. 그래야만 준비 기간을 줄여 더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동일한 제품을 몇 백개 내지 몇 천개씩 만들어내는 분야에서 활동하는 CEO는 상품 생산 단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면밀히 진단하고 원인을 파악한 후 해결해야 한다. 그래야만 이후 생산되는 물건의 불량률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야의 차이로 인해서 두 분류의 CEO들의 특성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게 된다.

실제로 이처럼 CEO의 공통점을 확인하기 어려움에도 많은 관련 선행 연구는 CEO의 전형을 찾기 위한 노력을 시도해 왔다. 주목할 만한 결과가 도출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최근에는 크게 성공한 CEO의 공통점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상상력'이다.

이러한 사실을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글로벌 혁신기업인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을 비롯한 기술 대기업 또한 디자인 픽션이라고 불리는 과정을 도입하며 SF 창작자들을 컨설턴트로 채용한다는 사실이다. SF는 기술산업 종사자에게 실현하고자 하는 목표를 제시해 준다. 모토로라가 개발한 휴대폰은 스타트렉의 휴대용 무선통신기기에서 영감을 받은 결과물이었다. 아마존의 음성의식 AI인 알렉사는 엔터프라이즈호에 탑재된 말하는 컴퓨터에서 착안된 것이다. 킨들은 스티븐슨의 소설 다이아몬드의 시대에 나오는 전자책 장치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증강현실 업계 전체가 그의 작품 스노크래시에 나오는 가상세계를 현실화하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로켓 회사인 스페이스X는 이언 뱅크스의 작품 컬처의 제목에서 이름을 딴 드롭십에 로켓을 착륙시킨다. 머스크의 또 다른 스타트업인 뉴럴링크는 같은 작품에서 나온 신경 레이스(Neural Lace)에서 영감을 받아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이상에서 열거한 사례를 통해 최근 우리에게 크게 각광 받은 제품 중 상당 부분이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에 근거한 것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 아직 산업의 전형적인 모습이 완성되지 않은 4차 산업혁명으로 통칭되는 신산업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가장 중요한 무기 또한 상상력이다. 지금 어디선가 기발한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투자자를 찾고 있는 CEO가 있다면 참신한 아이디어로 오히려 투자자를 모으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래 사회에서는 더더욱 CEO의 상상력이 성장의 중요한 터전이라는 점을 떠올리며 기회가 올 때를 기다렸으면 한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aijen@mju.ac.kr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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