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4·15 총선을 앞두고 공천심사를 본격화하면서 잡음도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인위적 물갈이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현역의원 '컷오프(공천배제)'를 실시하면서 내부 불만이 고조됐다. 미래통합당은 출범 직후부터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에 대한 반발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 민주당 지도부에서 불출마를 권유받은 4선의 오제세 의원(청주 서원)은 자신의 지역구를 전략지역으로 선정하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21일 오 의원 지역구를 2인 경선 또는 전략공천 지역으로 결정하기로 사실상 논의를 마쳤다.
민주당은 시스템 공천을 하겠다며 현역 의원에 대해서는 '경선'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물밑에서 강제 컷오프가 진행되고 전략공천지를 선정하면서 현역 의원으로부터 '공천 원칙이 없다'는 불만이 속출했다. 3선의 한 중진 의원은 “당에서 출마 적격판정을 해놓고 나중에 불출마를 권유하는 등 원칙없이 오락가락한다”고 말했다.
사생활 논란으로 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정밀심사에 올랐던 이훈 의원은 “억울하고 속상하지만 작은 논란조차 본의 아니게 당에 누를 끼칠 수 있다는 결론 내렸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현역 중 처음으로 민주당에서 컷오프 당한 신창현 의원은 발표 초기에는 재심을 신청하겠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지만 철회하고 지역 선대위원장으로 뛰겠다고 밝혔다. 두 번째 컷오픈 된 정재호 의원은 “불편한 신체를 문제 삼아 공천을 배제하는 것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라며 재심을 신청했다.
미래통합당도 공천 원칙에 대한 반발이 제기되는 등 통합 이전 3당 세력 사이에 '지분 갈등'이 일어나는 분위기다. 새로운보수당 출신 의원이 김형오 공관위원장의 공천 원칙에 불만을 제기하는 문자메시지가 공개됐다. 이에 김 위원장은 공정 심사를 강조하며 반박했다.
앞서 유승민 의원이 이혜훈 의원에게 보낸 '김형오 의장 공천 원칙'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문자메시지가 공개됐다.
이언주 의원의 부산 중구·영도 전략공천을 두고도 당내 잡음이 높아졌다. 이 지역구의 현역인 김무성 의원은 “지역 표심이 분열될 게 뻔하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이 의원은 김 의원을 향해 “공관위도 아니면서 아직도 막후정치를 하려는 행태는 매우 심각한 구태정치”라고 비난했다.
통합 직후 잡음이 일자 황교안 대표는 “당내 아주 작은 잡음도 큰 소음으로 울릴 수 있는 엄중한 시기다. 총선 압승이란 최종 목표 앞에서 아름다운 경쟁을 벌여야 한다”며 일부 의원을 향해 자중하란 메시지를 내놨다.
당 지도부의 진화 노력에도 총선이 가까워질 수록 각 당간 '지분 다툼'은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래통합당 관계자는 “'공천이란 상대방 목구멍에 들어가고 있는 떡을 손으로 꺼내다 자기가 먹는 것'이란 말이 있다. 그만큼 누구나 받고 싶어한다는 것”이라며 “3개 당이 통합된 만큼 공천과정에서 지분 싸움 등 잡음이 사라지긴 어렵다”고 예상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