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사상 초유 '재택근무 전면 도입' 꺼내들까…관건은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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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에 따라 은행권에서 전면적 재택근무를 시행할 지 주목된다. 현재까지 재택근무에 돌입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재택근무가 어려운 산업 특성 때문이다. 은행권은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SARS),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유행 시기에도 재택근무를 시행하지 않았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국책 은행에서 재택근무를 도입할 계획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주 들어 복수의 대기업, 그룹이 재택근무제로 전환했다.

우리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은 “현재로선 재택근무를 시행할 계획은 없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최악 사태는 대비하는 모습이다. 사업장 감염을 고려해 복수 대체사업장을 마련했다. 핵심 인력을 분산배치하거나 일부 부서의 재택근무 시스템을 점검했다. 근무자 방호복을 마련한 곳도 있었다.

다만 일부 지역에 한해 제한적인 재택근무는 실시하고 있다. 은행권은 대구·경북 지방 소재 일부 영업점은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교대근무제를 도입해 감염 위험을 분산하기도 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금융사 필수 인력의 재택근무를 허용했다. 금융권에 재택근무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비조치의견서를 전달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이다. 은행 본점에 다수 감염자가 발생한 최악 상황을 상정했다.

현재로선 은행권이 전면적 재택근무를 시행할 여지는 크지 않다. 사스, 메르스 사태에서도 은행권은 재택근무를 시행하지 않았다. 은행은 국가 자금 흐름을 담당한다. 업무 공백이 있을 경우 국가 전체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은행권은 물리적으로 재택근무가 어렵다. 재택근무에 조심스러운 이유다. 전자금융감독규정에 따르면 금융회사·전자금융업자는 내부 통신망과 연결된 내부 업무용 시스템을 외부 통신망과 분리하도록 규정했다. 외부에서 금융사 내부 통신망에 접속할 경우 중대한 보안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관건은 코로나19 추세다. 현 추세라면 확진자가 1000명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전산망은 외부에서 접근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회사에 나오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대구 일부 영업점처럼 특수 상황이 아니면 사업장은 정상 운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본점에 감염자가 발생하는 시나리오를 준비, 대책은 세웠다”면서 “아직까지 재택근무 전면 도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