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4차 산업혁명 시대 성과공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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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곤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상생협력본부장
<김광곤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상생협력본부장>

지난 1965년 우리나라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31억달러에 불과했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110달러였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지난해 우리나라 명목 GDP는 1조6000억달러로 1965년에 비해 521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GNI는 277배 증가, 3만600달러에 이르렀다. 자원이 한정돼 있음에도 모든 국민이 합심해서 일군 기적이었다.

우리 경제는 지난 40년 동안 6% 이상 평균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압축 성장을 통해 짧은 기간 선진국 추격에 성공했다. 지난 50년 동안 우리 경제는 대기업 주도 성장과 대외 지향, 효율을 추구했다. 이처럼 뛰어난 성장을 이룬 뒷면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직 계열화가 일정 정도 기여한 부분이 있지만 한편으로 대·중소기업 간 격차가 벌어지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게 됐다. 그 결과 경제성장률은 2010년대에 2.8%까지 떨어졌고, 올해는 2% 초반으로 예상되고 있다.

2016년 1월 세계경제포럼(WEF·일명 다보스포럼)에서 등장한 4차 산업혁명은 전 세계에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4차 산업혁명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생산기기와 생산품 간 상호 소통 체계를 구축하고, 생산 과정 최적화를 추구한다. 국내에서도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미래의 변화와 불확실성이 증대하고 있다. 제조업과 ICT 분야에서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진전은 우리에게 중요한 위기인 동시에 기회가 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건강한 기업 생태계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생태계 안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을 통한 상생 관계를 조성해야 한다. 즉 상생 협력이 절대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를 위한 세부 실천 방안으로는 정부에서 중점 추진하고 있는 성과공유제를 들 수 있다.

성과공유제는 대기업과 협력 기업이 함께 원가 절감 및 품질 향상 등의 활동을 수행하고 그 성과를 공유하는 상생 제도다. 이를 통해 대기업은 고품질의 자재와 설비를 공급받을 수 있고, 협력 기업은 기술력과 경쟁력 제고를 할 수 있다.

정부는 2006년 상생법에 근거를 마련하고 2012년 성과에 대한 확인 제도를 도입해 전 산업계로의 확산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1월 현재 성과공유 등록 기업은 469개, 확인과제는 1만6392개에 이른다.

자세한 우수 사례로는 발전사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 로봇 산업은 참여 기업 가운데 97%인 2126개가 중소기업이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연구개발(R&D)에서 초기투자 비용 부담, 자금 조달, 발전 산업 분야의 높은 진입 장벽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한국중부발전은 로봇산업협회와의 전략적 업무협약 체결, 발전산업 융·복합을 위한 기술 세미나 개최, R&D 설비 투자지원 사업, R&D 펀드 지원, 발전소 현장 내 테스트베드 제공 등을 통해 발전 분야 '디지털 전환'을 위한 우수 모델 개발에 선도 역할을 하고 있다.

또 한국동서발전은 협력 업체인 성일터빈과 함께 발전용 가스 터빈의 핵심 부품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동서발전은 원가를 절감하고, 성일터빈은 공급 물량을 확대해 매출이 1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됐다. 한국남동발전 사례도 흥미롭다. 화력발전소에서 사용하는 가스 터빈 압축기의 정비 부품을 공동 R&D로 국산화했다. 이것은 성과공유제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국산화의 성공 사례라 할 수 있다.

최근 소부장 분야를 일본에 지나치게 의존했다는 반성과 함께 이를 국산화하기 위한 노력이 활발하다. 소부장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이 절대 필요한 시점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로운 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기업 간 상생 협력이 디딤돌 역할을 할 것이며, 그 중심에 성과공유제가 있다.

김광곤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상생협력본부장 kkkim@win-win.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