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3만명 이탈...벼랑끝 몰린 항공사

코로나 여파 여객 도폭 감소
중국 노선 비운항 등 직격탄
출혈 경쟁 매출 타격은 더 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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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국내 항공사 여객이 지난해보다 약 383만명 줄었다. 중국 노선 비운항에 이어 국내 코로나19 확산으로 3월 이후 여객 감소는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항공사가 낮아진 탑승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항공권 제값에 팔지 못하고 있어 매출 타격은 여객 감소보다 클 것으로 추정된다.

26일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1월1일부터 2월26일까지 국내 항공사 누적 여객(출발·도착 합산)은 전년 동기 대비 19.3%(383만명) 감소한 1604만7396명이다.

노선별 여객은 국내선이 14.4% 줄어든 825만9337명, 국제선이 23.9% 급락한 778만8059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항공사가 중국 노선에 대한 운항을 중단하면서 국내선 여객이 국제선 여객을 넘어섰다.

항공기 운항은 지난해보다 6.5%(7613편) 줄어든 10만8647편이다. 국제선은 8.0%, 국내선은 5.2%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소비자가 여행을 자제하면서 국내선 수요도 크진 않다. 국내 항공사는 수요가 급감한 제주 노선과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는 대구 노선이 감축한 상태다.

항공사별로 살펴보면 피해가 가장 큰 곳은 진에어다. 진에어는 여객이 운항편이 14.6% 줄고 여객이 32.8% 급락했다.

이는 △신규 노선 허가 제한 △신규 항공기 등록 제한 △부정기편 운항 허가 제한 등 국토교통부 제재 영향으로 풀이된다. 경쟁사와 달리 대체 노선을 찾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다른 항공사 여객 감소율은 에어부산(26.6%), 티웨이항공(20.6%), 아시아나항공(18.7%), 제주항공(18.8%), 대한항공(15.4%), 이스타항공(15.2%) 순이다.

허희영 항공대 교수는 “여객 증가율이 지난해 둔화되긴 했으나 하락한 건 이례적”이라며 “수치로 383만명 감소지만 항공권 판매가격, 탑승률 등을 고려하면 항공사 손해액은 더 클 수 있다”고 진단했다.

대구·경북지역을 중심으로 국내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늘고 있어 아웃바운드는 물론, 인바운드 여객까지 지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여러 국가가 한국인과 한국 여행객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나우루, 마이크로네시아, 베트남, 사모아, 솔로몬제도, 싱가포르, 키리바시, 투발루, 홍콩, 바레인, 요르단, 이라크, 이스라엘, 쿠웨이트, 사모아(미국령), 모리셔스 등 16곳에 이른다.

검역을 강화하거나 입국시 격리 조치하는 곳도 11개국이다. 대만, 태국, 영국,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오만, 카타르, 우간다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여행경보를 2단계(경계)에서 3단계(경보)로 격상했다. 중국 이후 3단계는 한국이 처음이다. 아직 미국 국무부가 한국인 및 한국 여행객 입국을 금지하진 않았으나, 미국 주요 항공사가 한국 노선 항공권 취소 수수료 면제를 시작해 부정적이다.

한국발 입국자를 제한하는 국가가 늘어날수록 환불로 인한 국내 항공사 부담은 커진다. 이달 12일까지 국내 항공사 누적 환불액은 약 3000억원이다. 현금 보유고가 바닥을 보이는 이스타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는 긴급융자를 받기 위해 산업은행과 논의 중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불황에 이어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항공업황이 최저점을 지나고 있다”며 “항공권 환불로 보유 현금이 줄면서 저비용항공사는 경영 여건이 크게 악화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