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혼자 읽기 어려우면 같이 읽자! 출판사 북클럽에서"

2020이라는 숫자가 눈으로도 입으로도 손으로도 익숙해질 만한 시간이 지났다. 이즈음이면 새해 계획을 점검해 볼 때이지 않은가. 금주, 금연, 자격증 취득, 외국어 공부 등과 함께 대표적인 새해 목표이자 취미의 클래식이라 할 수 있는 독서. 올해 목표를 독서로 삼은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독서 역시 다른 새해 계획과 마찬가지로 목표 달성이 어려운 편인데, 독서가 원래 재미를 느끼기까지 오랜 시간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활동이기도 하고 목표를 이루었다 한들 몸무게, 건강, 자격증 등 당장 눈에 띄는 효용이 없기 때문이다.

독서를 하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지만 적당한 동기화나 약간의 의무감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독서 모임을 추천한다. 뜻이 맞는 친한 사람들과 독서 모임을 만들어도 좋고 이미 활성화되어 있는 독서 모임을 찾아 가입해도 좋다. 그러나 사람들과의 직접적인 대면과 교류가 부담스러워 독서 모임도 여의치 않다면 대안으로 출판사에서 운영하는 북클럽을 추천한다.

◇ 고전과 친해지고 싶다면, 민음북클럽

세계문학전집으로 대표되는 출판사 민음사에서 운영하는 민음북클럽. 그 명성에 걸맞게 북클럽 가입 선물로 세계문학전집(또는 세계시인선) 중 3권과 특별히 북클럽 회원만을 위해 디자인하고 재편집한 북클럽 에디션 2권을 제공한다.

벽돌책 격파단, 밑줄 긋고 생각 잇기, 손끝으로 문장 읽기 등 책 읽기를 독려하는 이벤트가 비정기적으로 수시 진행되므로 작정하고 착실히 참여만 하면 일 년에 책 열 권 이상은 너끈히 읽을 수 있다.

그리고 민음북클럽 회원은 일 년에 두 번(오프라인 행사 5월경, 온라인 행사 11월경) 진행되는 민음사 패밀리데이를 이용할 수 있다. 민음사 패밀리데이는 민음사 출판그룹 브랜드의 도서 판매 행사인데, 북클럽 회원은 중고도서 기부로 적립한 포인트를 최대 50%까지 사용하여 책을 구입할 수 있다. 평소 민음사 책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민음북클럽은 최선의 선택이 아닐 수 없다.

2020년 민음북클럽 신청은 4월 중 오픈 예정.

민음사의 '민음북클럽' / 이미지 출처 : 민음사 홈페이지
민음사의 '민음북클럽' / 이미지 출처 : 민음사 홈페이지

◇ 한국 현대문학의 오늘을 느끼고 싶다면, 북클럽문학동네

'책을 읽다, 사람을 잇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있는 북클럽문학동네는 책을 매개로 한 다양한 분야와 사람의 연결을 중시한다.

북클럽문학동네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전국 50여 개의 동네책방과 명동 카페꼼마에서 음료와 교환할 수 있는 코인 두 개는 회원들을 오프라인 서점으로 이끌어 온라인 대형서점에 밀릴 수밖에 없는 소규모 동네책방과의 상생을 도모하며, (2019년 기준) 문유석, 김애란, 신형철, 김연수 등 이름만 들어도 눈이 번쩍 뜨이는 작가의 강연회를 열어 작가와 독자가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회원들 사이의 가을 펜팔 이벤트, 북클럽 기념품을 받을 수 있는 뭉클문방구 이벤트 등 사람과 사람, 작가와 독자, 서점과 구매자를 이어주는 행사가 계속 진행되며 그 프로그램들 역시 기획 단계에서 북클럽 회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반영하고 있어 출판사와 북클럽 회원의 소통 역시 게을리하지 않는다.

가입 혜택으로 총 5권의 도서를 받을 수 있는데 그게 한번이 아니라 가입 직후, 회원의 생일월, 연말로 나뉘어 웰컴키트, 송년키트와 함께 발송되고 매월 북클럽 회원에게 추천하는 시와 도서를 소개하는 뭉클레터가 온라인 발송되고 그에 덧붙여 북클럽문학동네 회원들을 위한 전시회, 공연 할인 소식도 수시 전달될 뿐만 아니라 다른 북클럽에는 없는 북클럽회원카드와 공식 배지가 기념품처럼 주어져 북클럽 회원으로서 소속감과 함께 가장 많이 ‘관리’받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문학동네는 현재 한국문학을 선도하는 가장 트렌디한 출판사 중 하나인 만큼, 한국 현대문학의 오늘을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 그리고 다양한 문화 활동으로 이끌림을 ‘당하고’ 싶은 사람에게 북클럽문학동네를 추천한다.

3기 회원 모집은 3월 20일 오픈 예정.

문학동네의 '북클럽문학동네' / 이미지 출처 : 문학동네 홈페이지
문학동네의 '북클럽문학동네' / 이미지 출처 : 문학동네 홈페이지

◇ 쉽고 재미있게 책과 친해지고 싶다면, 시공북클럽

출판사 북클럽 중 후발주자에 해당하는 시공북클럽은 그동안 독서와 친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이제 나도 책 좀 읽어볼까?’ 마음 먹었을 때 선택하기 가장 좋은 북클럽이다.

북멘토와 저자가 제시하는 퀴즈 등의 미션에 참여하며 한 달에 한 권 읽기를 실천하게 하는 완독클럽 프로그램은 그달의 지정도서를 e북으로 제공하고 있어 미션 참여를 위해 책값을 따로 들이지 않아도 된다는 경제적인 이점이 있으며 미션을 모두 달성한 회원 전원에게 포인트를 지급하고, 추첨을 통해 다음 달 미션 도서를 종이책으로 제공하는 추가 혜택도 있다.

그리고 선정되는 도서가 비교적 쉽고 대중적인 관심과 흥미를 끌 만한 것들이어서 독서에 진입장벽을 느끼는 이들에게 좋은 인도자가 된다. 시공북클럽에서 주최했던 첫 번째 북토크의 주인공이 요즘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의 원작자인 이도우 작가였다는 점에서도 북클럽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

문학 도서 위주의 다른 출판사와 달리 시공사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출판하는 종합출판사라는 점에서 시공북클럽 회원들은 문학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의 책에 접근이 용이한데, 시공북클럽에서도 이러한 장점을 더욱 살려 향후 단계별, 분야별 소규모 북클럽으로 세분화해 운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독서 초보자가 '책 덕후'가 되는 길, 그 시작에 시공북클럽이 있다. 쉽고 재미있게 책 읽기의 세계로 들어서고 싶다면 시공북클럽을 추천한다.

1기 북클럽 가입은 9월 말까지 상시 가능, 2기 모집은 12월경 오픈 예정.

시공사의 '시공북클럽' / 이미지 출처 : 시공사 홈페이지
시공사의 '시공북클럽' / 이미지 출처 : 시공사 홈페이지

◇ 책이라는 공통관심사로 마음을 나누고 싶다면, 마음산책북클럽

다른 출판사 북클럽과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북클럽을 하나 더 소개한다. 마음산책북클럽이다. 마음산책북클럽을 소개해도 될까 망설인 이유는, 마음산책북클럽은 가입하고 싶다고 다 가입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북클럽과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고 한 것도 같은 이유에선데, 마음산책북클럽은 회원 모집 단계에서 선정의 절차를 통과한 100명만 가입할 수 있는 '소수 정예' 북클럽이다. 돈만 내면 누구나 다 가입할 수 있는 북클럽이 아니기 때문에 마음산책북클럽 가입을 위해 재수, 삼수를 불사하는 열혈 팬들도 있고, 회원 가입 메일을 개인 SNS에 인증하는 사례도 생겼다.

이처럼 북클럽을 소규모로 진행하는 것에 대해 마음산책 김종민 홍보기획 과장은 회원 한 명 한 명에게 "회원이신가요"가 아닌 "00 님 또 와주셨네요"라는 인사말이 가능한 인원을 고민한 결과라고 했다. 함께 책을 읽고 의미를 되살린다는 취지로 마음산책북클럽을 시작했는데, 규모가 큰 모임으로 운영되면 출판사 측의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만 가능할 거라고 우려했다고.

소통과 공감을 목표로 회원들을 더 친밀하고 깊게 만나고 싶다는 마음산책의 마음이 전해져서일까, 가장 높은 가입비에도 불구하고 회원들은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며 가장 높은 만족도를 표하는 북클럽이기도 하다.

3기 모집은 2020년 1월 완료, 내년 1월 4기 모집 예정.

마음산책의 '마음산책북클럽' / 이미지 출처 : 마음산책 블로그
마음산책의 '마음산책북클럽' / 이미지 출처 : 마음산책 블로그

위에서 소개한 출판사 북클럽은 회원 가입비가 있는 유료 북클럽이다. 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도서와 시중에서 살 수 없는 기념 상품이 가입 혜택과 선물로 제공되니 본전 생각은 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일 년의 6분의 1이 지나버린 지금, 지나간 두 달 동안 책을 한 권도 못 읽었다는 자책에 시달리고 있다면 북클럽 가입 시점을 기준으로 다시 나만의 일 년 계획을 세워보는 건 어떨까. 일 년 후에 책이 쌓인 책장과 내가 읽은 도서 목록을 상상하면 벌써부터 뿌듯하지 않은가.

전자신문인터넷 K-컬처팀 윤영옥 객원기자 (k-cultur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