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코로나19가 소환한 재택근무

[데스크라인]코로나19가 소환한 재택근무

각 기업이 코로나19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대부분 사무직 업무는 화상회의와 디지털 협업 솔루션을 이용해 재택근무를 하는 데 큰 지장이 없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우리 사회에 재택근무가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우선 많은 기업은 물론 직원들이 코로나19 때문에 급작스레 재택근무를 하게 됨에 따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하는 등 재택근무 시스템 준비가 부족하다. 인터넷 강국이라고 떠들었지만 우리는 디지털 기반 위에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에 매우 낙후됐다. 그냥 인터넷 속도만 빠른 나라이다. 기업이 재택근무 시스템을 도입했다 하더라도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 거냐며 직원을 믿지 못하는 문화도 팽배하다. 코로나19 확산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재택근무 실험은 계속된다.

이 같은 상황에 제대로 업무가 돌아가는 곳은 글로벌 정보기술(ICT) 기업이다. 이들 기업은 전염병 이슈가 없었을 때부터 디지털 협업을 생활화했다. 재택근무 환경과 문화가 자연스레 형성됐다.

이제 우리 기업의 일하는 문화를 바꿔야 한다. 단순히 감염병 대응 때문이 아니다. 디지털 전환 시대를 맞아 좀 더 효율 높게 일하고 성과를 추구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이제 재택근무를 하냐 마냐로 논쟁하며 낭비할 시간이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재택근무 문화 형성이다.

재택근무는 신뢰에 기반을 둔다. 상사는 직원을 신뢰해야 한다. 직원은 근무와 개인 시간을 스스로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 재택근무는 업무를 집에서 하는 것이지 대충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출퇴근에 낭비되는 시간을 줄이고 더 효율 높은 업무를 추구한다. 재택근무로 업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기업은 직원이 재택에서도 각 업무를 수행하도록 적합한 디지털 협업 도구를 도입해야 한다. 직원이 외부는 물론 회사 내부에서 업무를 할 때도 디지털 협업을 이용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지금과 같은 상황에도 끊김 없이 일이 진행된다. 직원은 디지털 협업 도구를 이용해 근무 시간에 상시 연결돼야 한다. 많은 기업이 카카오톡 등 일반 메신저를 이용해 업무나 지시 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재택근무는 되지 않는다. 메신저 장애라도 발생하면 업무는 마비된다. 일과 사생활이 뒤섞이는 환경은 업무 효율을 높이기 어렵다. 기업이 제대로 된 디지털 협업 도구를 지원하지 않으면서 알찬 재택근무를 기대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미 시장엔 다양한 디지털 협업 솔루션이 나와 있다. 디지털 협업 솔루션에 기반을 두고 업무 지시를 해야 한다. 협업 도구는 직접 얼굴을 보지 않더라도 프로젝트나 업무가 어느 정도 수행됐는지 한눈에 보여 준다. 근무시간에는 동료나 상사의 호출에 바로 답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서로 업무를 지속하는 신뢰가 깨진다.

디지털 협업은 업무 투명성을 높인다. 일의 진도를 한눈에 확인하고 누가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제 직원이 한눈에 내려다보는 책상에 앉아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누가 엉덩이를 붙이고 일하고 있느냐를 감시할 필요는 없다.

지금이 재택근무를 시험해 볼 좋은 기회다. 이왕 하는 김에 디지털 협업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우리 근무 체질과 문화를 바꿔 보자.

김인순 ICT융합부 데스크 insoon@eten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