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발길 끊긴 유통가, '비대면 쇼핑' 사활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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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매장 소비침체 직격타
특화 서비스에 인력·장비 집중
이마트·롯데百 전화주문 도입
홈피팅·선물하기 서비스 등 활기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얼어붙은 내수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유통업계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위축된 소비심리에 맞서 '비대면 안심 쇼핑'에 인력과 장비를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특화된 서비스로 숨죽인 소비 여력을 최대한 끌어낸다는 접근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오는 6일부터 본점에서 우수고객 안심 장보기 서비스를 운용한다. 엄선한 프리미엄 식품을 전화로 주문받아 당일 배송하는 비대면 서비스다. 대상은 백화점 우수고객(MVG)이다. 롯데는 고객관리시스템으로 1200여명을 추려서 한우, 농수산물 등 40여개 품목에 대해 전화 주문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이는 감염 우려로 집객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우수고객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보인다. 이들은 백화점 매출의 30%를 지탱하는 핵심 고객층이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발길이 끊겼다. 롯데백화점의 지난달 매출도 22.0% 줄었다.

롯데 관계자는 “불안감 탓에 매장 방문은 어렵지만 프리미엄 상품을 원하는 우수 고객 대상으로 안심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차원”이라면서 “본점을 시작으로 다른 점포로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롯데백화점이 프리미엄에서 틈새시장을 찾았다면 이마트는 고객을 찾아가 접점 늘리기에 힘을 쏟는다. 이번 달부터 가양점·왕십리점 2개 점에 근거리 무료배달 서비스를 새로 시작했다. 지난달 6일 군산점에 처음 도입한 전화 주문 배송 서비스도 한 달 만에 전국 40여개 점포로 확대했다. 공공기관과 현장 의료진 등 생필품 수요는 있지만 매장 방문이 어려운 고객이 전화로 주문하면 직원이 직접 원하는 장소에 가져다준다.

롯데·신세계 모두 오프라인 매장에서 전화 주문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업황이 어려움을 반영한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7.3포인트(P) 급락했고, 백화점 등 유통업체는 임시휴업 여파로 5000억원 상당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


한섬 앳홈 서비스 전담 배송 직원이 고객에게 상품을 전달하고 있다.
<한섬 앳홈 서비스 전담 배송 직원이 고객에게 상품을 전달하고 있다.>

타개책으로 비대면 거래에 인력과 장비를 집중하기로 했다. 롯데마트는 물류센터 작업 인력을 평소 대비 약 13% 늘렸고, 이마트도 점포 기반 물류센터(PP센터)의 인력을 단기 증원해 처리 가능 물량을 20% 이상 확대했다. 배송 차량도 60대 이상 증차했다. 홈플러스는 점포 인력 10%를 온라인 주문 피킹 업무에 투입했다.


코로나 여파로 봄 시즌을 우려하는 패션업계 역시 비대면 거래에 주력한다.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 옷을 입어 보고 구매할 수 있는 한섬 홈피팅 서비스 '앳홈'은 지난달 매출이 35% 증가했다. 선택한 옷을 미리 받아본 후 구매를 원하지 않으면 무료로 회수해 가는 서비스다. 쇼핑을 위한 외출이 어려운 최근에 각광받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 홈피팅 서비스 역시 지난달 매출이 11% 뛰었다.

백화점의 모바일 쇼케이스도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기존 '엘롯데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이전보다 50% 늘려 월 60회로 확대 편성한다. 진행자가 백화점 매장을 직접 찾아가 실시간 생중계로 제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서비스다. 마치 매장에서 직접 쇼핑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점포 매출 하락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지인을 만나지 않는 분위기에 발맞춰 '선물하기' 쇼핑 서비스도 활기를 띠고 있다. 티몬은 최근 1개월 동안 모바일 '선물하기' 일평균 매출이 이전 한 달보다 6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중고차 브랜드 리본카에서는 국내 업계 최초로 온라인상에서 검색부터 계약, 결제 및 배송까지 완벽하게 '언택트 차량 구매 고객'이 나오기도 했다.

김익성 한국유통학회장은 “코로나19 사태가 국내 유통산업의 옴니채널 전환을 가속화하는 촉매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유통업체들이 위기 탈출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