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언론재단 '통행세' 사라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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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언론재단 '통행세' 사라져야

한국신문협회가 성명을 내고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배만 불리는 '정부광고법'을 개정하라고 10일 문화체육관광부에 촉구했다. 신문협회는 정부광고 관련 주무 부처인 문체부에 현행 정부광고 대행 수수료율 10%를 3%로 내릴 것, 수수료는 정부광고 요청 기관이 부담하도록 운영할 것, 수수료 수입은 대행기관(언론재단) 필수경비를 제외한 전액을 언론 진흥을 위해 사용할 것 등을 요구했다. 신문협회 측은 입법 취지는 사라졌고 언론재단의 이익만 챙기는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부광고법은 '정부기관 및 공공법인 등의 광고 시행에 관한 법률'로 2018년 12월부터 시행됐다. 정부나 공공기관이 언론에 광고를 집행하려면 언론재단을 통하도록 강제하는 게 골자다. 그동안 당사자가 직접 거래하던 관행을 깨고 언론재단을 통하도록 집행 과정을 바꾼 것이다. 그러나 언론계에서는 큰 역할도 한 것이 없으면서 '통행세' 개념으로 10%에 이르는 거액의 수수료만 챙긴다며 원성이 높았다. 매번 국정감사에서 단골 지적 대상이었다. 민간 대행업체에서도 불합리하다며 헌법소원까지 청구,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언론재단이 불필요하게 관여하면서 신문업계의 생존권까지 위협받고 있다는 게 헌법소원 청구의 배경이었다.

정부광고법을 당장 손질해야 한다. 가장 큰 수수료율부터 손봐야 한다. 신문협회에 따르면 언론재단의 수입은 2016년 534억원에서 법 시행 이후 2018년 711억원, 지난해 819억원으로 급증했다. 불과 3년 전에 비하면 300여억원이 증가했다. 그럼에도 정작 미디어 지원은 전체의 15%인 129억원에 그쳤다. 지원 대상인 언론사와 기자에게는 혜택이 돌아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주객이 전도된 꼴이다. 통행세는 일종의 불로소득이다. 산업계에도 계열사 등을 통해 간간이 관행적으로 이뤄졌지만 시장 질서에 반한다는 이유로 이미 사라진 지 오래됐다. 재단의 주인인 언론사에 혜택이 없다면 폐지하거나 축소하는 게 마땅하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언론사 상황이 녹록지 않다. 경영이 악화될수록 언론의 공익성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 과연 누구를 위한 수수료인지 따져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