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합으로 심근경색 고친다…포스텍,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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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형준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
<차형준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

국내 연구팀이 홍합이 가진 강력하면서도 인체에 무해한 단백질과 줄기세포를 이용해 심근경색용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했다. 대량생산이 가능해 심근경색 치료에 획기적 방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텍(총장 김무환)은 차형준 화학공학과 교수, 박사과정 박태윤씨 팀이 여의도성모병원 흉부외과 심성보 교수, 대전성모병원 흉부외과 이종호 교수팀과 함께 홍합접착단백질 상분리 현상을 이용해 코아서베이트 제형으로 만들어 중간엽 줄기세포를 손쉽게 포집, 손상된 심근 조직 사이에 줄기세포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액상 접착성 세포전달체'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심장은 전기적 신호에 의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혈액을 순환시키는 중추기관이다. 심장혈관이 혈전 등에 의해 막히면 심장으로 산소와 영양 공급이 어려워 근육세포와 이를 둘러싼 혈관이 극심하게 손상된다. 이렇게 심근 벽에 괴사가 일어나 얇아지게 되는 것이 심근경색이다. 심장은 한번 손상되면 스스로 재생될 수 없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손상된 심장근육을 획기적으로 재생시키는 방법은 없다. 심한 경우 기계 장치를 달거나 다른 심장을 이식해야 한다.

차형준 포스텍 교수 연구팀이 심근경색 줄기세포치료제를 개발했다. 사진은 줄기세포치료제 개념도.
<차형준 포스텍 교수 연구팀이 심근경색 줄기세포치료제를 개발했다. 사진은 줄기세포치료제 개념도.>

최근 줄기세포를 손상된 심근조직에 이식해 재생시키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이식된 줄기세포는 척박하고 극한 심근 환경에 의해 이식률이 현저히 떨어진다. 이식에 성공하더라도 대부분이 곧 사멸한다.

심근경색 줄기세포 치료를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 번째는 심장의 높은 혈압과 빠른 혈류, 심근경색으로 인해 얇아진 심근 조직 사이에 효율적으로 줄기세포가 이식되고 오랫동안 남아있어야 한다. 두 번째는 이식된 줄기세포가 주변 조직과 빠르게 융화, 혈관을 구축해 생존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연구팀은 액상의 코아서베이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줄기세포가 자가포집되고, 이렇게 만들어진 줄기세포 치료제는 얇아진 손상된 심근 벽에 주사해 효율적으로 이식했다. 동물실험을 통해 홍합접착단백질 소재가 지니는 접착성과 혈관 형성 능력, 줄기세포의 생체 분자적 효능을 바탕으로 이식된 줄기세포가 오랜 기간 손상된 심근 조직에서 생존함을 확인했다. 더 나아가 손상된 심근조직에 새로운 혈관이 형성되고 기존 심근 세포의 추가적인 사멸을 방지하며 근섬유화를 완화해 손상된 심근 벽을 회복할 수 있었다.

연구를 통해 개발된 새로운 줄기세포 전달체는 인체에 무해한 생체적합성 바이오소재를 이용한 것인 만큼 줄기세포 치료제 시장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형준 교수는 “홍합접착단백질을 이용해 실제 심근경색 동물모델에 적용, 효과적인 줄기세포 치료제로의 효능을 확인했다”며 “비슷한 환경의 만성질환이나 허혈성 질환에도 성공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