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이 국가경쟁력]<4회>10개 스타트업 보다 1개 '성공 스토리'

벤처 네트워크 활용하고 인재 영입 당근책 써야

스타트업 기업들이 만성적인 '구인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청년 구직자들은 돈이 급해도 직원수 10명 미만의 중소벤처기업에 문을 두드리진 않는다. 낮은 지명도와 고용 불안 등이 이유다. 단기간에 스케일업(고속 성장) 단계에 진입한 기업들도 매출 성장 속도에 맞춰 인재 영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취업비자 발급 절차도 까다로워 해외 인재 영입도 벅차다.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개선과 제도적 보완, 기업가 정신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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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벤처 업계에 따르면 스타트업의 평균 종사자는 3.2명이다. 지난해 중소기업 실태 조사에서도 9인 이하 중소기업의 인력 미충원율은 20.8%를 기록했다. 대기업은 3.9%수준이다.

정부는 수년전부터 다양한 인력 매칭 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회계, 마케팅 등 일반 사무 분야 인력 매칭 지원 사업은 전무하다. 대부분이 연구인력 긴급 수혈이다. 하지만 이들 역시 징검다리로 활용할 뿐 재직 기간이 길진 않다. 여기에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도입 등에 따른 근로시간 단축으로 벤처 기업의 인건비 부담은 더 커졌다.

전문가들은 중소벤처기업이 스케일업으로 확장 성장하기 위해선 인재의 충분한 공급과 노동 유연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입을 모인다. 이를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안으로는 '성공 스토리' 확보다. '벤처신화'가 끊이질 않을수록 좋은 인재는 자연스럽게 몰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1세대 벤처 선배들의 노하우 전수와 코칭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한 벤처기업 CEO는 “앞선 성공벤처 기업의 네트워크를 200% 활용해 단기간에 스케일업을 달성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며 “형식적인 기업가정신 교육, 많은 수의 스타트업이 중요한 게 아니라 서너개의 가시적인 성공 스토리가 시장을 오히려 더 크게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스케일업의 핵심인재 유치를 위해 스톡옵션에 대한 비과세 특례가 더 확대해야 한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일반 급여가 작을수록 인센티브나 스톡옵션 등의 제도 확산도 필요하다. 지난해 정부는 세법개정안을 통해 벤처기업 스톡옵션 행사이익 비과세 한도를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확대했지만 업계는 실효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현 3000만원을 단계적으로 늘려 2022년까지 연 1억원 수준으로 큰 폭으로 확대 면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을 위해 해외 인재 수급도 절실하다.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외국인 직원 고용 비율은 17%로, 싱가포르 52%, 실리콘밸리 45% 등에 비하면 현저히 낮다. 2018년 벤처기업 정밀실태조사에서도 국내 벤처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시 애로 사항으로 시장 정보 부족(47%), 전문인력 부족(30.6%) 순으로 나타났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해외 유망인재 도입을 위한 외국인 전문인력 초청 비자가 있긴 하지만 매출이 적은 벤처 기업이 활용하기엔 절차가 까다로운 등 한계가 있다”며 “재한 외국인 유학생과 국내 기업간 매칭이나 업종 분야 제한 없이 전자비자 제도를 시행 하는 등 보다 과감한 우대 지원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기업가정신 제고, 혁신·창의성·실험에 대한 장려, 재도전 생태계 구축 등이 스케일업으로의 입재 유입을 위한 중요한 정책과제로 꼽힌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