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노래 '서기 2000년'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가수 민혜경이 노래한 '서기 2000년'은 1982년에 나왔다. 가창력에다 신선한 멜로디로 우리가 꿈꾸는 미래를 예측했다. 타이트한 상하의를 입은 가수와 백댄서들이 깊은 인상으로 남은 에어로빅 리듬의 곡이다. 중간에 나오는 '싸바 싸바~' 추임새도 입에 착 붙는다. 가사 후렴구는 “모든 꿈이 이뤄지는 해”라고 반복한다.

작사가 박건호가 가사를 썼다. 작사가 박건호는 2007년 12월에 별세했다. 대표 작사 작품으로 조용필의 '단발머리' '모나리자', 이용의 '잊혀진 계절', 정수라의 '아, 대한민국' 등이 있다.

'서기 2000년'은 우주로 향하며 더욱더 편리한 시대, 전쟁도 방황도 없는 행복한 시대를 점쳤다. 예지력이 적중하지는 않았지만 당시로는 새 시대를 노래한 가사였다. 잊혀 있다가 몇 해 전부터 1980년대를 회상하는 드라마에 나왔다.

전쟁이 없어지지는 않았다. 미래 생활상을 예측했지만 정보기술(IT)이 우리 실생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까 하는 점은 부족했다. 저녁에 주문하면 이튿날 새벽 문 앞에 상품을 배달해 주는 세상이 됐으니 약 40년 전 대형마트 하나 없던 시절에 지금과 같은 스마트폰으로 장을 본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과거에는 예상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먹고사는 문제는 그나마 나아졌다.

전 세계가 혼돈과 혼란에 빠졌다. 코로나19로 속수무책이다. 유럽 각국은 통제령을 내렸고, 미국은 사재기가 극성을 떨고 있다. 배송 물량 급증으로 혼란은 있지만 마트에 가득한 상품을 보고 해외에서는 대한민국을 이상하게 생각한다.

노래에서도 예상하지 못한 유통의 발전이 과거 세대가 예상하던 미래에 가장 밀접하게 와 있다. 좋은 IT 인프라에다 쿠팡, 마켓컬리 등 e커머스를 비롯한 유통업계가 노력한 결과일 것이다.

다음 세기를 꿈꾼다고 할 때 그 꿈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새로운 삶을 기대하고 발전 방향을 꿈꾸는 일은 의미가 있다.

당장은 코로나19 사태의 끝을 예측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작사가 박건호의 가사 일부처럼 '하늘에 조각구름 떠 있는' 봄을 만끽해 보고 싶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