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스케일업이 국가경쟁력]<끝>유니콘 꿈나무 육성 '스케일업 전용 트랙' 신설해야

세제 감면혜택 등 우대제도 개선
해외진출 등 후속지원 강화해야

'총 종사자 수 22만5422명, 총 매출액 134조원, 고용규모 재계 2위, 매출규모 재계 4위'

벤처천억기업을 하나의 그룹으로 봤을 때 2018년까지 이룬 성과다. 587개 벤처천억기업은 삼성그룹 다음으로 많은 인원을 고용하고 있다. 매출액도 삼성, SK, 현대차의 뒤를 잇는 재계 4순위다. 평균 매출액 신장은 5.4%에 이른다. 기업 당 평균 종사자 수는 390.7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3.2%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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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 인증을 받은 기업의 성장세는 다른 어떤 기업군보다도 가파르다. 벤처천억기업의 3년 평균 매출 증가율은 9.4% 수준으로 벤처기업이 아닌 천억기업의 매출 증가율(2.9%)의 3배가 넘는다.

벤처천억기업 면면도 화려하다. 지난해 벤처천억기업에 이름을 올린 무신사는 같은해 11월 우리나라의 열번째 유니콘 기업이 됐다. 무신사의 2017년 매출은 600억원 수준이었다. 1년만에 5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데 이어 미래 기업가치 역시 높은 평가를 받은 셈이다.

우아한형제들 역시 2016년까지 매출이 1000억원을 밑돌았다. 2017년 처음 벤처천억기업으로 선정된 이후 지속 성장을 거쳐 지난해 5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거뒀고, 3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평가 받아 매각됐다.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고 스케일업을 기대할 수 있는 기업 대다수가 벤처기업 인증을 받은 이후 예비 벤처천억기업 사이에 포진해 있는 셈이다. 벤처천억기업에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4차산업혁명 관련 기술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이미 벤처천억기업이라는 기준과 벤처확인제도라는 대략적인 기준이 세워져 있는 만큼 선별된 벤처확인기업을 대상으로 스케일업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내년부터 벤처기업확인 제도가 민간 주도로 개편하는 만큼 새롭게 도입되는 벤처확인제도에서는 성장성과 혁신성, 기술성이 입증될 수 있는 벤처다운 벤처기업을 선별해 스케일업을 연결되는 게이트웨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증이나 대출이 아닌 벤처투자에 따른 벤처확인 비중이 크게 예상되는 만큼 민간으로부터 추가 투자 유치를 통한 성장 기대 역시 더욱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벤처기업 선정 이후의 지원도 중요하다. 민간 투자 유치 외에도 스케일업을 위한 정부 차원의 다각도 지원이 요구된다. 벤처업계에서는 보증·투자·연구개발(R&D)·인수합병(M&A)·우수인재·공공조달·해외진출 등 각 평가 및 추천기관과 연계할 수 있는 '벤처 스케일업 집중 케어' 트랙을 신설해 우수 벤처기업을 전폭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재 창업 이후 3년 이내 벤처확인 기업에게만 제공하던 세제 감면 혜택을 창업 시점과는 관계없이 벤처확인 시점 이후로 크게 넓히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현재 벤처확인에 따른 세제 혜택을 받는 기업은 전체 벤처확인기업 가운데 13.8%에 불과하다. 벤처기업의 스케일업에 따른 법인세 납부액 증가가 당장의 세수 손실을 충분히 채울 수 있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민간 주도 벤처기업을 선별한다는 법 개정 취지에 따라 새로운 벤처확인제도는 민간 운영의 자생력을 확보하고 건전한 벤처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우수벤처 발굴에 대한 평가기관 간의 경쟁을 유발하고 우대제도를 대폭 개선해 벤처기업 혜택에 대한 실효성을 제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