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영 롯데, 주총서 밝힌 생존전략 "위기를 기회로"

롯데월드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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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온라인 유통 플랫폼 강화와 인수합병, 계열사 상장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미래를 대비한 먹거리 찾기를 계속하겠다는 목표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27일 주주총회에서 “코로나19 재난 사태를 맞아 매우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면서 “예측 불가능한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 강화와 해외 사업 확장을 적극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비상경영회의를 소집해 전 계열사에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사업전략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시장 환경 변화를 예측하고 경영 전략을 효과적으로 변화시켜야만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주문에 따라 이날 롯데 그룹사 주총은 미래 먹거리 마련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가 드러났다. 특히 다음 달 출범하는 그룹 통합 온라인 플랫폼 '롯데ON'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내비쳤다.

황 부회장은 “미국에 아마존이 있다면 우리에겐 롯데ON이 고객 쇼핑 만족도를 높이면서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짜임새 있고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춘 수직 계열화된 유통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그룹 강점인 유통, 서비스, 문화 등 고객 접점에서 확보한 방대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하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탑재했다는 설명이다.

롯데는 내달 27일 그룹 온라인 유통 사업을 일원화하고 오프라인 매장까지 결합한 유통 플랫폼 롯데ON을 공식 출범시킬 예정이다. 같은 날 진행된 롯데쇼핑 주주총회에서도 강희태 부회장이 직접 나서 롯데ON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국 1만 개가 넘는 매장을 활용해 온·오프라인을 뛰어넘는 롯데만의 고객 최적화 온라인 쇼핑 플랫폼을 선보인다는 계산이다.

롯데는 롯데ON뿐 아니라 인수합병(M&A)과 해외 시장 진출, 기술 투자를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해 나갈 방침이다. 이에 따라 기존 동남아 사업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시장에서도 사업 확장에 나선다. 현재 롯데케미칼과 롯데호텔이 미국 현지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또 벤처캐피탈 및 스타트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미래 성장에 필요한 기술과 역량을 확보하고, 코로나19 이후 국내외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에서 M&A 기회를 모색하기로 했다.

주총에선 기업공개(IPO)에 대한 방향성도 제시했다. 경영 투명성 강화와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여력이 있는 계열사 위주로 상장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호텔롯데가 면세사업 악화로 기업가치 상승에 차질을 빚는 만큼, 코리아세븐과 롯데GRS 상장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난해 실적이 급격히 악화된 롯데쇼핑은 수익성 개선에 사활을 건다. 전국 점포의 30%에 해당하는 200여개 점포를 빠르게 정리해 손실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지난해 롯데쇼핑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8.3% 감소했다. 4분기 들어서는 당기순손실 1조16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자 규모가 두 배 이상 커졌다.

황 부회장은 “롯데는 시장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도전하는 기업가 정신으로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겠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