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창구직원 전용 'TCR' 금융권 도입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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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출금 관리·거래내역 기록 등 자동화
영업 시간 후 별도 정산 업무부담 줄여
북미·유럽 시장 중심 대중화 바람
디지털 전환 선도 BNK부산은행 첫 도입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금융권에 '창구 직원 전용 현금자동입출금기'(TCR) 시대가 열리고 있다. TCR를 설치해 은행 업무를 자동화하는 방식이다. BNK부산은행이 국내 처음으로 도입한 데 이어 메이저 시중은행도 검토에 착수했다. 점포 및 현장 인력 축소, 비용 절감 흐름에 발맞춰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대면(언택트) 거래 시대를 맞아 해외시장에 이어 국내에서도 TCR 대중화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복수의 시중은행이 TCR 도입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그동안 창구 직원 수작업에 의존해 오던 입출금 관리, 거래내역 기록, 정산 등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금 계수 기능도 제공한다.

TCR는 '텔러 캐시 리사이클러'의 약어로, '텔러 전용 자동현금관리기'로도 불린다. 창구 직원 바로 옆에 설치해 활용한다. 영업점 창구 직원을 위한 일종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로 볼 수 있다.

기존 방식은 비효율성이 문제로 지적됐다. 창구 직원이 직접 현금 액수를 확인한 뒤 고객과 현금을 주고받았다. 영업시간 후 별도 정산 업무도 거쳐야 했다. 상당한 시간이 정산 업무에 소요됐다. 정산 결과가 맞지 않은 경우 업무시간은 크게 늘어났다.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만큼 정산 불일치도 현장의 고민거리였다.

TCR는 수작업 수고를 덜었다. 직접 현금을 계수하지 않아도 거래 즉시 금액을 확인하고 정산까지 이뤄진다. 현장에서 이중으로 발생하던 업무 소요를 줄일 수 있다.

이 때문에 금융권은 디지털 전환 일환으로 TCR를 주목하고 있다. 스마트 뱅킹을 기반으로 한 비대면 금융 거래가 확대되고 있는 데다 오프라인 영업점, 현장 인력을 점진 축소하는 추세다. TCR를 활용하면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주52시간 근로 시대에 맞춰 업무시간 단축 효과도 기대된다.

에이텍에이피가 출시한 TCR 제품 이미지.
<에이텍에이피가 출시한 TCR 제품 이미지.>

TCR는 북미와 유럽 시장 중심으로 대중화됐다. 미국 시장에서는 연간 6000~7000대의 교체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초기 단계에 이제 막 진입한 수준이다. 극소수 기기만이 보급된 것으로 추산된다. 일부 외국계 은행이 본사 방침에 따라 TCR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BNK부산은행이 시중 은행 가운데 가장 빠르게 TCR를 도입했다. 빈대인 부산은행장이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지난해부터 TCR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현재 3개 영업점에 TCR를 배치했다. 올해 말까지 총 20~30개 영업점에 TCR를 확대 도입한다.

부산은행 측은 “영업점에 도입한 결과 창구 직원의 업무량을 경감시켰다”면서 “입출금관리 업무의 정확도도 향상됐다”고 말했다.

국내 업계에서는 주요 ATM 제조사인 에이텍에이피, 효성티앤에스가 TCR를 취급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외 금융권에 TCR 공급을 타진하고 있다. 에이텍에이피는 북미 시장에 TCR를 수출하고 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

*TCR:'텔러 캐시 리사이클러'의 약자. 한국에서는 텔러 전용 자동현금관리기라고도 부른다. 고객 전용 ATM과 비슷한 개념이지만 창구 직원 전용 기기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창구 직원 업무석에 설치해서 바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현금 계수, 입출금 관리, 거래 내역, 정산 등 업무를 자동 처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