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자체, 산단 공장 지붕형 태양광발전사업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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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서 적극 권장하는 신재생에너지 사업
일부 지자체선 “조례상 허가 불가” 딴소리

“정부는 산업단지 공장 지붕형 태양광발전사업을 적극 권장하고 있는데 지자체는 조례를 내세워 안 된다고 합니다.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합니까.”

전라남도 나주 소재 태양광발전 및 에너지 기업 A사 관계자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달 초 전남 영광 대마산업단지 입주업체로부터 신축 공장 지붕형 태양광발전소 시공을 의뢰받아 발전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영광군청에 개발행위허가 가능 여부를 물었다. 하지만 영광군 조례상 '주요도로에서 직선거리 100m 안에는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두 차례 더 문의했지만 담당 공무원은 “소규모 자가소비 시설을 제외하곤 경관이나 미관을 해치고 상업용으로 악용하는 사례와 교통사고 유발 등을 방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A사 관계자는 “정부는 재생에너지 산업 활성화를 위해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 있는데 최일선에서는 규정 타령만 하고 있다”며 “산단 내 도로로부터 100m 안이라면 어떠한 업체도 공장 지붕에 태양광발전시스템을 설치하지 말라는 거 아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활성화를 위해 산단 내 기업 공장 지붕을 활용한 태양광발전설비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일부 지자체는 조례로 규제하는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공장 신축 시 입주 공장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려는 기업과 지자체 간 인·허가를 둘러싸고 곳곳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다.


태양광 설치 시공 전문업체 포엠에너지의 산업단지 공장 지붕형 태양광발전사업 모습.
<태양광 설치 시공 전문업체 포엠에너지의 산업단지 공장 지붕형 태양광발전사업 모습.>

산업단지공단 내 태양광발전소 설치사업은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3020' 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공장 지붕 등 유휴공간을 활용한 태양광발전설비 설치 및 입주에 대한 법적 제한을 대부분 해제하고 있다.


공장 지붕형 태양광발전소는 산업단지에 풍부한 전력공급, 에너지 절감, 지붕임대 수익창출 등 일석삼조 효과가 기대된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국가산업단지 입주기업의 공장 지붕을 활용한 태양광발전을 전국에서 활발히 추진 중이다.

몇몇 지자체도 이미 동참하고 있다. 경기도 안산시와 인천시, 울산시, 광주 광산구 등은 산단 공장 지붕과 빈터에 태양광발전시설을 건립해 에너지 자립 생태계 구축을 도모하고 있다. 경남도는 2018년부터 공장 지붕에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해 이익을 창출하는 '산업단지 조합형 태양광발전사업'을 시작했다.

산업부는 각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공장 지붕을 활용한 태양광발전을 장려하도록 관련 규정을 선제적으로 변경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지자체는 여전히 조례로 도로에서 일정 거리 내 발전시설 허가를 규제해 반발을 사고 있다.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3020 이행 계획'에 역행할 뿐만 아니라 현장밀착형 규제혁신에도 동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체 관계자들은 “산업단지가 온실가스 배출 지역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친환경 녹색산업단지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좀 더 적극적으로 공장 지붕형 태양광발전소 설치사업을 유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아산국가산단 태양광발전사업.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아산국가산단 태양광발전사업.>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