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 해외망 용량 2.7배 증설···트래픽 유발 넷플릭스는 무임승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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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 사옥.
<SK브로드밴드 사옥.>

SK브로드밴드가 한-일 해외 망 용량을 2.7배 확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로 넷플릭스 등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CP) 데이터트래픽 급증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트래픽을 유발한 넷플릭스로부터 망 이용대가를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정당한 망 이용대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세 차례에 이어 올해에만 네 차례 한-일 해외 망을 증설, 지난해 12월에 비해 갑절 수준인 400Gbps급 이상 전송 용량을 확보했다.

해외 망 증설은 넷플릭스와의 연동을 위한 한-일 구간 용량 증설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지난달 27일 망 용량을 증설했다. SK브로드밴드는 이달에도 해외 망을 추가 증설할 계획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1일 “해외 망 증설은 넷플릭스를 포함한 글로벌CP 품질 민원을 해소,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안정 제공하기 위한 선제 조치”라고 설명했다.

SK브로드밴드가 불과 3개월 만에 갑절 이상 해외 망 용량을 증설한 것은 망 이용대가의 역차별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넷플릭스는 데이터 트래픽 폭증에도 망 이용대가를 부담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품질 관리 책임을 통신사에 전가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

반면에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CP는 회선용량을 기반으로 통신사와 계약한다. 일정 용량 이내에서 초고속인터넷 정액제와 유사한 형태로 통신사와 계약해 망을 이용하며, 데이터 트래픽이 폭증할 경우 용량을 증설해 추가 요금을 지불하고 통신사 투자비용을 일정 부분 분담한다.

넷플릭스 국내 유료 가입자는 2018년 40만명에서 올해 200만명으로 증가했고, 코로나19에 '킹덤2' 등 대작 콘텐츠 출시가 맞물리며 데이터 트래픽이 폭증했다.

통신사 망 부담이 현실화됐고, 넷플릭스를 제대로 이용할 수 없다는 소비자 민원으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넷플릭스는 망 이용대가 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다. 데이터 트래픽 접속점 역할인 오픈 커넥트 어플라이언스(OCA)를 일본에 구축하는 방식으로 통신사 트래픽 부담을 줄인다는 주장을 반복할 뿐이다.

망 이용대가는 망 투자로 인한 품질 확보로 이어진다. SK브로드밴드는 매년 8000억~90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CAPEX)를 집행하면서 해외관문국 확충, 우회망 확보 등에 활용하고 있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CP는 방대한 데이터 트래픽을 발생시키고도 국내 망 투자에 대한 기여가 없다.

넷플릭스는 유럽에서는 기본 화질을 저하시켜 트래픽 부담을 줄였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유사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서비스 품질 저하에 대한 책임 회피는 물론 출처가 불분명한 속도 측정 결과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통신사를 줄 세우며 소비자 민원을 유도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글로벌CP에 서비스 품질 관리에 대한 책임을 더 명확히 하고 공정한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유럽연합(EU)은 넷플릭스 등 글로벌CP에 화질 저하를 권고, 데이터 트래픽 폭증 책임을 통신사에만 전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우리나라도 망 이용계약 가이드라인 등 규제를 통해 CP에 과도한 트래픽이 발생할 경우 조치를 적극 취하고, 망 부하를 줄이도록 하는 방향으로의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김성환 아주대 교수는 “망 유지비용을 글로벌CP가 일정 부분 분담하지 않는다면 결국에는 어떤 방식으로든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된다”면서 “글로벌CP도 망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비용 분담이 필요하다.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