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파이낸셜-미래에셋 연합, 이달 '테크핀 금융플랫폼' 상용화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사진=네이버)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사진=네이버)

네이버파이낸셜과 미래에셋대우 연합군이 이르면 이달 첫 테크핀 금융플랫폼을 공개한다. 자산관리까지 가능한 주식 서비스 상품이다. 금융 분야에서 카카오와의 대격전을 예고했다. 기존과 다른 '쉽고 간편한 금융서비스'를 내세우는 테크핀 기업과 전통 금융사 간 성역 없는 합종연횡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1일 금융투자업계 및 금융권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과 미래에셋이 이달 첫 컬래버레이션 금융상품 1호를 선보이면서 테크핀 시장에 뛰어든다. 그동안 장막에 가려 있던 네이버발 금융 서비스의 윤곽이 최초로 공개된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미래에셋대우는 기존에 출시된 금융상품을 모두 비교 분석하는 '토털 플랫폼'을 구현한다. 사용자 가입 절차를 간소화해 다양한 금융사 상품을 비교, 분석할 수 있다. 개방형 응용프로그램개발환경(API)을 연동해 입맛대로 골라 가입할 수 있는 플랫폼 기반의 차별화를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별도의 금융 관련 인가를 받지 않고 금융시장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로부터 예치금을 받지 않고 여러 금융투자사 상품을 비교 분석해서 선택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에 집중한다. 규제 속박에서 자유로운 사업 모델을 추구하는 것이 카카오페이증권이나 토스와 차별화되는 포인트다.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는 금융 당국으로부터 별도의 사업 인가를 받았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증권업 인가, 토스는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각각 받았다. 토스는 증권업 인가도 앞뒀다. 카카오페이증권은 고객 예치금을 바탕으로 자사가 선보이는 여러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형태로 서비스하고 있다. 전문 금융 지식 없이도 상품의 특징을 쉽게 이해하고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현재 3개 증권사와 제휴해 펀드 상품을 출시했다. 토스는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보험, 개인간거래(P2P) 상품, 카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소비자에게 소개하고 있다. 자신에게 맞는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을 골라 쉽게 가입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네이버와 미래에셋 협력은 플랫폼 기반의 증권 서비스를 시작으로 다양한 상품군을 추가한다. 우선 시중 증권사의 펀드 등 금융상품을 사용자가 쉽게 비교해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한 플랫폼 기반 서비스가 특징이다. 미래에셋의 비대면 기반 금융 경험과 네이버의 정보통신기술(ICT) 강점을 융합해 종전 금융사 서비스와의 차별화를 목표로 했다. 미래에셋을 시작으로 다른 증권사와의 제휴를 확대한다.

고객 사용자경험(UI) 면에서 네이버와 미래에셋은 카카오 등 종전 테크핀 기업보다 앞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네이버는 간편결제 시장에서 상당한 고객을 확보했고, 미래에셋은 정보기술(IT) 기반의 비대면 채널 강점을 보유한 증권사다. 양사 간 컬래버 상품이 주목받는 이유다.

네이버파이낸셜은 금융에 특화된 테크핀 플랫폼 구축에 사활을 걸었다. 미래에셋대우와의 제휴를 발표한 후 미래에셋대우 소속 직원이 자원해 네이버파이낸셜로 이직하기도 했다. 기술과 전문 금융 인사이트를 결합하기 위한 취지다.

업계는 네이버파이낸셜이 금융시장에 진출하는 파급력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네이버페이는 30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했다. 월 결제액 역시 1조원을 훌쩍 넘어설 정도로 성장했다. 자산관리(WM) 서비스 등 기존 금융서비스는 물론 새로운 형태의 금융까지 기대할 만하다.

핀테크업계 관계자는 “네이버파이낸셜-미래에셋의 테크핀 서비스가 본격 시작하면 대형 ICT 기업이 주도하는 새로운 융합 금융서비스 전성시대가 열릴 것”이라면서 “업권 영역 구분이 사라지는 '빅블러' 트렌드가 한국 금융 체질을 송두리째 바꾸는 전환점에 와 있다”고 진단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