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상위기업, 5년간 R&D투자액 사상 최고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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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시가총액 15위 이내 기업이 지난 5년 동안의 연구개발(R&D) 투자가 지속 증가했다. 시총 상위 기업 대부분은 매출 상승 비율 이상으로 R&D에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다. R&D 투자를 늘리며 성장했고, 고용 창출 효과도 높았다.

2일 전자신문이 시가총액 상위 15개 기업의 5년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14개 기업(삼성전자 우선주 제외) 모두 매출과 R&D 투자 금액이 증가했다. 이 가운데 9개 기업은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도 상승했다.

특히 이들 기업 대부분이 사상 최고치의 R&D 투자액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R&D 투자액 20조2076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섰다. SK하이닉스는 3조1885억원, 현대자동차는 3조389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처음으로 3조원대 R&D 투자액을 집행했다. 네이버 1조7122억원, LG화학 1조1310억원, 현대모비스 9659억원 역시 회사별 역대 최대 R&D 투자액이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도 상승 추세다. 삼성전자의 매출액 대비 R&D 비율은 2018년 7.7%에서 지난해에는 8.8%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7.2%에서 11.8%, 현대자동차는 2.8%에서 2.9%로 각각 상승했다. 셀트리온은 R&D 투자비율이 26.9%로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가장 높았고, 네이버는 26%로 그 뒤를 이었다. 이들 기업은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로봇, 바이오 등 신기술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AI의 경우 정보기술(IT)이나 전자뿐만 아니라 유통, 물류, 금융 등 산업 전 분야에 접목되면서 관련 기술 개발이 활발했다.

R&D 투자 확대를 통해 성장한 기업은 채용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 상위 기업 가운데 삼성SDI와 포스코를 제외한 모든 기업이 5년 전 대비 직원 수가 증가했다. 이 가운데 삼성SDI는 1200명 이상의 직원이 있던 케미칼 부문 매각을 반영할 경우 1000명 이상 직원이 늘었다. 삼성전자는 5년 전 대비 5875명이 증가, 총 직원수가 10만5257명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는 6693명 증가한 2만8244명, 현대자동차는 5076명 증가한 7만32명, LG화학은 6539명 증가한 2만162명을 각각 기록했다.

재계 관계자는 “R&D 투자 확대가 기업 성장으로 이어지고, 다시 고용 창출로 연결되는 선순환고리가 형성됐다”면서 “기업이 수립한 중장기 R&D 투자 계획상 투자 확대가 예정돼 R&D 투자 증가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