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총선 격전지 돋보기]<4>충청...'캐스팅보트' 어디로

충청도는 선거 때마다 '캐스팅보트' 역할로 승부의 향배를 좌우해왔다.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중도성향을 띠었기 때문이다. 승부처였단 얘기다. 이번 선거에서 세종시가 분구, 총 28석이 걸려있는 가운데 충청도 민심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대전 서구갑…박병석 vs 이영규

대전시에서 가장 주목받는 격전지다. 주요 후보 간 대결이 지난 17대 총선을 시작으로 다섯 번째다. 5선인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현역인 지역으로 이번 총선에서도 단수 공천을 받고 출마했다. 미래통합당에서는 이영규 당협위원장이 후보로 맞선다.

박 후보는 '한결같은 사람, 큰 일꾼 박병석'이라는 슬로건을 걸었다. 규모가 큰 공공기관을 유치하고,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공약도 밝혔다. 이 후보는 '새 일꾼론'을 앞세우며 가장 우선하는 공약으로 교통 편익 증대를 제시했다.

도시철도 2호선 지선 설치, 도안동로 확장공사 조기 시행 등으로 주민 출퇴근시 상습 교통체증에 따른 불편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 강준현(사진 왼쪽), 미래통합당 김병준(사진 오른쪽) 세종시 을 후보자들이 6일 오후 세종시 조치원 세종SB플라자에서 열린 고려대학교와 홍익대학교 세종캠퍼스 총학생회 주최로 열린 제21대 국회의원 후보자 대담회에 참석해 학생들의 질문에 각각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강준현(사진 왼쪽), 미래통합당 김병준(사진 오른쪽) 세종시 을 후보자들이 6일 오후 세종시 조치원 세종SB플라자에서 열린 고려대학교와 홍익대학교 세종캠퍼스 총학생회 주최로 열린 제21대 국회의원 후보자 대담회에 참석해 학생들의 질문에 각각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종을…강준현 vs 김병준

세종시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지역구다. 이 대표가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세종시장과 세종시의원 17명 중 16명이 민주당 소속으로 여당세가 두드러진 곳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갑·을 두 곳으로 분구됐다. 인구 증가가 이유지만 정치적 위상도 커지고 있어 양보할 수 없는 전략지역이다.

특히, 세종을은 누가됐든 '포스트 이해찬'의 자리를 다지는 선거가 될 것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민주당은 강준현 전 세종시 정무부시장을, 미래통합당은 노무현 정부에서 행정중심의 수도로 세종시를 구상한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을 후보로 내세웠다.

두 후보 모두 행정수도 완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강 전 부시장은 수도권 유입을 위해 국회세종의사당, 청와대 제2집무실 설치를 약속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세종시를 특별자치시라는 이름에 걸맞는 자치권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충남 공주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후보(오른쪽)와 미래통합당 정진석 후보가 21대 국회의원선거 후보등록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충남 공주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후보(오른쪽)와 미래통합당 정진석 후보가 21대 국회의원선거 후보등록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공주·부여·청양…박수현 vs 정진석

공주·부여·청양은 충청남도 최대 빅매치가 벌어지는 지역구다. 문재인 정부 첫 청와대 대변인을 거쳐 국회의장 비서실장을 지낸 박수현 전 의원과 미래통합당에서 원내대표까지 지낸 4선의 정진석 의원이 대결한다. 박 전 의원은 19대 총선, 정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상대를 제치고 당선됐다. 세 번째 대결에서 누가 승리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충남 현역의원 중 최다선인 정 의원이 박 전 의원의 공세를 막아내고 충남 최초 국회의장의 꿈을 실현할 수 있을지도 이목이 쏠린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기초지자체장 모두 민주당이 가져간 것은 넘어야할 숙제다.

박 전 의원은 제1호 공약 금강 국가정원 조성을 통해 경제와 문화가 흐르는 수상 실크로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정 의원은 정권심판론을 내세우며 충남혁신도시 지정 및 공공기관 이전 추진을 공약했다.

◇청주 흥덕…도종환 vs 정우택

충북 선거구의 백미는 청주 흥덕구다. 문재인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도종환 민주당 의원과 4선인 미래통합당 정우택 의원이 맞붙는다. 현역 의원 간 대결이다.

청주 흥덕구는 지난 16년 동안 단 한번도 보수 정당이 차지하지 못한 진보 진영 텃밭이다. 도 의원에 앞서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의 지역구이기도 했다. 통합당은 이를 공략하기 위해 정 의원을 차출, 선거구를 옮기도록 했다.

두 후보 모두 바이오산업 육성을 통한 지역 발전을 최우선 공약으로 삼았다.

도 후보는 청주를 세계보건기구 공인 국제안전도시로 육성하고 오송을 세계 3대 바이오클러스터로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 역시 오송 바이오 제3국가산업단지 조성을 통해 1·2산업단지와 연계, 세계적인 바이오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KTX 세종역 신설 저지로 오송역 위상을 유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충청=강우성기자 kws924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