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구 박사의 4차 산업혁명 따라잡기]<38> 급증하는 신기술 수요 대응 전략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박종구 나노융합2020사업단장, 4차 산업혁명 보고서 저자
<박종구 나노융합2020사업단장, 4차 산업혁명 보고서 저자>

산업혁명은 정체되고 있던 생산성을 대폭 향상시킨 제조 혁신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산업혁명이 거듭될수록 제조 혁신은 정교해지고 영향을 미치는 범위가 넓어져 왔다. 4차 산업혁명은 제조기술이 극한 수준까지 치닫게 될 가능성이 짙기 때문에 정부 역할 가운데 첫 번째로 기술 개발 전략을 다뤄 보고자 한다.

세 차례의 산업혁명에서 그랬듯이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지식과 기술 공급이 지속돼야 한다. 모든 것이 이전 어느 시기보다도 더욱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지식과 기술이 점점 더 많이 필요하게 됐다.

반면에 연구자가 혼자의 노력으로 연구 추세를 따라가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고, 파편화된 지식 활동으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것으로는 속도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런 변화에 대응해 선진국들은 신기술 개발에 소요되는 기간과 비용을 줄이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연구 정보를 공유하고 활용하는 새로운 지식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신기술 개발에 빅데이터 기술과 인공지능(AI)이 도입되면서 연구개발(R&D)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인터넷 보급으로 나타난 지식 팽창에 이어 또 한 번의 지식 팽창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런 추세에 맞춰 우리 역시 현재의 R&D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과학기술 영역에서 구축해 온 다양한 R&D 플랫폼들을 체계화하고 효율화해야 한다.

이런 플랫폼을 활용해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의 상업 활용 가능성을 짧은 기간 안에 검증하고 산업화할 수 있어야 한다. 한편 효율 R&D 플랫폼 구축과 함께 새로운 지식이나 아이디어가 분출할 수 있는 창의 연구 또는 융합 연구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향후 대부분의 새로운 혁신 기술은 다양한 융합에서 탄생할 것이며, 창의 연구 성과는 융합을 끌고 가는 동력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R&D 플랫폼에는 연구원 개개인을 지식 창출 독립 플랫폼으로 육성하는 인력 양성 영역과 창출된 지식의 상업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고 체계를 갖춘 산업화를 지원하는 R&D 인프라 영역이 있다. 새로운 지식 창출의 바탕이 되는 창의 인재를 양성해야 하며, AI·빅데이터·블록체인·로봇 등 기술을 산업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시킬 전문 인력 양성 과정을 체계화해야 한다. 여러 전문 영역의 사람들이 공동 활용할 수 있는 R&D 인프라를 높은 수준으로 전문화, 연구자나 기업이 적은 비용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영역에서 기초 연구, 응용 연구, 개발 연구와 같은 단계의 인위 구분은 큰 의미가 없다. 기초 연구 성과가 곧바로 사업화될 수 있고, 기존 기술과 융합해 혁신 기술을 창출해 낼 수도 있다. 새로 개발된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이나 다른 기술과 융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빅데이터나 AI가 빠르게 찾아낼 것이다. 기초원천 기술이 아이디어 단계부터 사업화까지 단기간 내에 연결되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해야 하며, 하나의 신기술이 여러 개의 융합기술로 확장될 수 있도록 기술 융합을 촉진할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국가혁신체계의 중요한 구성 요소인 R&D 영역은 다른 부문과 유기체로 연결돼야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다. 지금과 같이 연계성 약한 국가혁신체계로는 R&D 성과가 사회 전체 혁신으로 신속하게 전환돼야 하는 4차 산업혁명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 새로운 혁신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혁신체계를 구성하는 주체 간에 인력·기술(지식)·산업 정보가 단절 없이 교환돼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국가혁신체계 재정비가 필요하다.

다음 주에는 신기술 개발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세부 실천 전략을 살펴본다.

박종구 나노융합2020사업단장, '4차 산업혁명 보고서' 저자

jkpark@nanotech2020.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