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했던 K-바이오 '코로나19 치료제'..."높은 임상장벽, 시간 더 필요"

이뮨메드, 코미팜, 부광약품 등 국내 바이오기업의 코로나19 치료제로 각광받는 치료 후보물질 등이 여전히 임상시험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빠른 임상허가를 받은 해외 치료제와 달리 국내 바이오 기업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한 임상 신청은 수 주가 지난 현재까지 한 건도 통과되지 못했다.

기대했던 K-바이오 '코로나19 치료제'..."높은 임상장벽, 시간 더 필요"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가 가장 먼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신청을 알렸던 코미팜 '파나픽스' 임상시험이 두 달 이후로 연기될 전망이다. 파나픽스는 비소 화합물을 이용한 '암성통증' 신약후보 물질이다. 식약처는 해당 후보물질에 대한 동물시험 서류 보완을 요구했다. 코로나19 표적 치료제에 대한 서류가 미비하다는 입장이다. 마우스(쥐) 등 동물실험과 함께 데이터분석 도출까지는 최소 2달 이상 소요된다.

코미팜 관계자는 “식약처에서 동물실험 데이터 제출을 요구했고 해당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동물시험을 진행 중”이라면서 “일러야 1~2달가량 소요될 것으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준비는 계속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뮨메드는 최근 염증성 바이러스질환 치료제 'HzVSF(VSF)'를 활용해 코로나19 임상시험 요청을 보완하기 위한 서류를 추가 제출했다. 식약처는 이뮨메드가 임상 허가를 받기 위해 필요한 세포실험에 대한 자료가 미비하다며 해당 자료 보완를 요구했다. 이뮨메드가 신청한 임상시험은 2인 이상 25인까지 치료 목적 사용이 가능한 '제공자 주도 사용승인'이다.

이뮨메드는 기존 치료 목적 사용 승인으로 다수 코로나19 환자에게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으나 식약처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내 임상 요청과 함께 해외 임상도 동시 타진할 계획이다.

기대했던 K-바이오 '코로나19 치료제'..."높은 임상장벽, 시간 더 필요"

부광약품은 항바이러스제인 레보비르(성분명 클레부딘)를 활용해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을 신청했다. 레보비르는 B형간염 치료제로 발매됐으며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3월 19일 식약처에 임상시험 계획을 제출했으나 아직까지 허가를 받지 못했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식약처와 조율을 통해 임상시험 제출을 했고 서류미비 등으로 추가 자료를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국내 치료제 가운데 임상시험 허가를 받은 곳은 한 곳도 없다. 이뮨메드, 코미팜, 부광약품뿐 아니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임상 준비하는 곳은 10여곳이 넘는다.

현재 국내서 진행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은 렘데시비르, 칼레트라 등 모두 해외 다국적 기업 치료제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약처는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실제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는 식약처에 임상시험 신청하지 나흘 만에 허가를 내줬다”면서 “정해진 임상절차에 따라 국내 임상신청 기업에 추가 자료 보완 등을 요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