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IT서비스 업계 "대기업참여제한 법 취지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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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협의회, 정부 등에 건의서 전달 예정
작년 대기업참여제한 예외 인정률 63%
컨소시엄 구성 어려워 공공사업 기회 줄어
사업 제안서 평가 기준도 중견기업에 불리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중견 정보기술(IT)서비스업계가 대기업과의 상생발전 방안 조속 마련을 호소하고 나섰다.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 가운데 대기업참여제한 예외 인정 사업이 증가하고 대기업과 중견기업 컨소시엄 구성이 어려워지면서 중견 IT서비스 기업이 공공사업에 참여할 기회가 줄어든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소속 중견기업최고경영자(CEO)협의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의서를 채택, 정부 등에 전달할 예정이다. 중견기업CEO협의회는 대보정보통신, 디비아이앤씨, 대신정보통신, 데이타솔루션, 메타넷대우정보, 시스원, 아이티센, 콤텍정보통신, GS ITM, KCC정보통신, NDS 등 11개 기업 CEO들이 모여 중견업계의 의견을 취합·전달하기 위해 마련된 모임이다.

업계는 SW산업진흥법 취지에 맞게 대기업참여제한 제도의 엄격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는 공공 IT 사업의 대기업 편중을 줄이고 중견·중소기업 상생을 위해 2013년부터 공공사업에 대기업 참여를 제한했다. 단 국방·외교·치안 등 분야와 ICBMA(IoT·클라우드·빅데이터·모바일·AI) 등 신기술 적용 사업에 대기업 참여를 허용하는 예외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중견 IT서비스 기업은 신기술이라는 명분 아래 대기업 참여가 상당수 허용되는 것을 문제 삼았다. 지난해 예외 신청 41건 가운데 26건(63%)이 예외 인정을 받았다. 최근에는 교육부가 차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의 대기업 참여 제한 예외 인정을 요청했지만 두 차례 반려된 사례도 발생했다. 교육부가 세 번째 심사를 요청하면서 예외 인정 제도의 절차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ICBMA 관련 요구 사항은 전체 프로젝트 가운데 10% 미만으로, 정말 대기업만 할 수 있는 기술과 역량이 필요한 분야라면 그 부분만 분리 발주해 대기업이 맡아 주면 된다”면서 “교육부처럼 이미 동일 사안에 대해 '될 때까지' 예외 신청을 받아 주는 불합리한 제도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는 대기업 참여가 인정된 공공 SW 사업도 중견기업이 함께 상생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공사업 제안서 평가 항목 가운데 상생협력 평가 기준이 중견기업의 발목을 잡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생협력 기준은 컨소시엄 구성 시 중소기업 참여 지분율을 50% 이상 구성해야 만점(5점)을 받는다. 대기업이 참여하면 컨소시엄 50%는 중소기업, 나머지 50%를 대기업이 각각 가져갈 확률이 높다. 중견기업이 함께할 여지가 없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 지분율을 무조건 줄이자는 주장이 아니라 중견기업도 함께 상생 가능한 지분율을 논의해 보자는 것”이라면서 “대기업참여제한 예외 남발로 인해 중견기업의 실질 피해가 예상되고, 대기업에서 중견·중소기업으로 이직한 전문 인력을 다시 흡수해 가면서 7년 넘게 시장을 닦아 온 중견기업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는 것을 정부가 심각하게 인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진국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장은 “단순히 코로나19 사태 속 단발성 어려움을 언급하는 것이 아니라, 몇 년간 지속했던 문제이고 올해 공공 대형 사업이 이어지면서 문제가 더 불거질 것”이라면서 “정부가 최근 표출되고 있는 기업 목소리를 참고 삼아 현행법은 물론 SW진흥법 개정안 법, 제도의 취지에 맞도록 대·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방안을 찾아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