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국립감염병연구소' 내년 중순 문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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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본, 추경 40억 확보…용역 긴급 공고
R&D 컨트롤 타워·국제 협력 주도 역할

국내 첫 '국립감염병연구소' 내년 중순 문 연다

정부가 내년에 바이러스 연구를 전담하는 '국립감염병연구소'를 설립한다. 코로나19 등 반복되는 감염병 예방과 확산 차단 등을 위해 선제 연구와 상시 대응 체계를 구축한다. 국립감염병연구소는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 산하에 설치된다. 질본 국립보건연구원 내 감염병연구센터와 올해 10월에 문을 여는 질본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를 통합, 국립감염병연구소로 확대 개편한다.

질본은 최근 '국가 바이러스 및 감염병 연구소 설립, 운영 기본계획 수립 학술연구용역'을 긴급 공고했다. 연구소 설립에 관한 법 제·개정과 국내외(글로벌 기구) 공조·협력 구체화 방안을 수립한다.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인력과 예산을 확보한 뒤 빠르면 내년 중순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설립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에서 50억원을 확보했다. 설립 예산 40억원과 인수공통감염병 등 신종 감염병 대응 연구 역량 강화 예산 10억원이다.

최병선 국립보건연구원 바이러스질환연구과장은 8일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코로나19 등 감염병이 5년마다 발생하면서 감염병과의 전쟁에서 국민 안전을 보호하는 것이 책무가 됐다”면서 “소규모로 분산된 조직으로는 감염병 대응이 어려운 만큼 체계화된 조직을 통한 선제 연구와 상시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연구소가 국가 감염병 연구개발(R&D)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했다. R&D 정책·투자 방향 및 예산 편성 등을 추진하고 부처별 연계, 민·관 협업도 확대한다. 연구소는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시 방역·의료 현장에서 유관 기관 및 연구 현장 원스톱 대응 연계는 물론 국제보건 협력을 주도하는 역할도 맡는다.

정부가 연구소 설립을 서두르는 이유는 최근 코로나19를 비롯해 지난 수년간 메르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조류인플루엔자(AI) 등의 확산으로 인해 국가 공중보건 체계에 위협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ASF가 확산되던 지난해 초 세계 수준의 과학·의료·방역 기술을 활용하자는 밑그림이 그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잇따른 감염병 사태에 대한 장기 계획을 세우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실을 중심으로 연구소 설립이 검토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 부처가 참여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내 바이러스 감염병 전문가나 연구자가 태부족한 실정”이라면서 “코로나19 같은 사태가 터진 후에 부랴부랴 기구와 조직을 만드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장기 차원에서 접근, 전문가를 키우고 예산과 연구비도 꾸준히 지원할 수 있도록 운영 목표 및 마스터 플랜을 세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