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유통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첫술에 배부르랴

[기자수첩]유통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첫술에 배부르랴

유통업계에서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이 화두다.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한 새로운 판매 방식과 서비스를 갖춰 고객의 편의성을 극대화한다는 접근이다.

무인점포를 포함한 스마트매장이 각광 받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쇼핑을 결합한 다양한 유통 채널도 늘고 있다. 사실상 온·오프라인 쇼핑 구분이 사라져 가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에다 비접촉을 더욱 선호하는 소비 행태는 업계의 주요 트렌드다. 매장을 찾기보다 필요한 상품을 가져다 주길 원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공유경제와 구독경제까지 유통업의 큰 변화 핵심에는 디지털이 될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는 유통업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할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 결제 서비스의 비대면이 아닌 유통 과정과 판매, 시스템 관리, 데이터 분석까지 전 과정을 디지털화하는 것이 유통업체들의 공통된 목표다.

유통업체들은 급변하는 트렌드와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다양한 준비를 한다. 새로운 조직을 신설하고, 외부 업체와 협력해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문제는 수익성 확보다. 무인 편의점의 경우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신규 매장을 개설할 경우 일반 매장의 6~7배 운영비용이 든다. 소비자의 관심과 흥미를 끌기 위한 새로운 시도에는 많은 운영비 지출이 필요하다. 새로운 도전이 꼭 성공을 장담할 것인지도 자신하기 어렵다.

이런 불확실성은 전문경영진 입장에서는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다. 단순 기술과시형에 그쳐서는 안 된다. 실제 소비자가 만족하고 거래를 늘릴 수 있게 해야 한다. 이 과정에도 수많은 시행착오가 발생할 것이다.

유통 '디지털 전환'은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수십년 동안 이뤄져 온 업무 체계를 바꾸는 것은 물론 이를 실제 사용하는 소비자가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유통업의 변화는 시작됐다. 이왕 움직이려면 경쟁자보다 빠르고 심도 있게 나아가야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다. 미래 유통 환경을 구축하려면 눈앞의 이익보다 먼 미래를 보는 혜안이 중요하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