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종사 자격 유지 대란에 "아시아나 지원 여력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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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A380 항공기 (제공=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A380 항공기 (제공=아시아나항공)>

조종사 운항 자격 유지 대란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에 A380 모의비행장치를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 국토교통부가 상생을 위한 중재에 나섰지만 자사 조종사 대상 운용 일정도 벅차다는 이유다.

대한항공은 9일 아시아나항공 A380 모의비행장치 지원과 관련해 “현재 당사 운항승무원(조종사)도 훈련이 필요한 상황으로 지원 여력이 없다”고 밝혔다.

A380은 에어버스가 제작한 장거리 대형 항공기다. 국내에선 대한항공(10대)과 아시아나항공(6대)이 운용 중이다. 다만 모의비행장치를 보유한 곳은 대한항공뿐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다른 보유 항공기에 대한 모의비행장치는 있지만 A380만 없다.

대한항공도 보유한 A380 모의비행장치가 1대에 불과하다. 자사 조종사 운항자격 유지에도 운용 일정이 빠듯하다는 입장이다. 모의비행장치는 1대당 2인 1조로 하루 5팀만 이용할 수 있다. 대한항공 A380 조종사는 130여명이다.

조종사가 특정 항공기를 운항하려면 면장(면허) 외에도 항공기별 '한정증명'을 추가로 취득해야 한다. 한정증명은 90일 내 이착과 착륙을 각각 3회 이상 행한 비행경험이 있어야 유지된다.

앞서 국토부는 코로나19를 고려해 조종사 자격 유지를 위한 정기훈련·자격심사를 모의비행장치로 대체할 수 있도록 완화했다.

대한항공이 보유한 A380 모의비행장치는 실제 풀가동되고 있다고 알려졌다. 한정증명 유지 외에도 비상처치훈련(연 2회), 실비행훈련 등까지 모의비행장치로 대체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는 사실상 국내에선 최대 경쟁 관계”라면서 “대한항공은 자사 조종사 운항 자격 유지마저 힘든 상황이기에 경쟁사 지원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의 A380 운항자격 유지는 기로에 섰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16일 A380 운항을 중단했다. 대안없이 6월이 되면 운항 자격이 만료된다. 아시아나항공은 향후 코로나19 종식 이후 적기에 A380 운항을 재개할 수 없을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는 A380 운항 재개 전 재교육을 받아야 한다. 2~3주가 소요되고 비용도 인당 수천만원에 달한다.

대한항공이 지원 불가 결정으로 아시아나항공은 국내에선 대안이 없다. 해외에 있는 전문업체에 조종사를 파견하려해도 코로나19와 이에 따른 입국금지 및 입국제한 조치로 여의치 않다.

코로나19 여파를 고려해 정부가 관련 규정을 추가 완화하기도 부담이다. 승객 안전을 위해 법이 정한 규정이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아시아나항공만 문제가 되고 있어 코로나19가 빠른 시일 내 종식되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아시아나항공과 국토부는 이와 관련해 “협의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