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이어 넷플릭스도 '패싱'···방통위 정책·위상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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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기업, 중재안 수용 대신 법원行
망 이용계약 가이드라인 한계 드러나
정책·위상 강화…종합대책 마련 시급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방송통신위원회의 인터넷 시장 역차별 해소 정책이 넷플릭스의 재정 절차 '패싱'으로 최대 위기에 부닥쳤다.

페이스북에 이어 넷플릭스 등 글로벌 콘텐츠 기업이 방통위의 정책 절차와 판단을 존중하지 않거나 정책 행위를 거부하는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방송통신 전문 규제기관으로서 방통위의 위상 축소와 이용자 피해를 차단하기 위해 의사결정 과정 공개 등 적극 행정과 규제 실효성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수 통신사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재정 절차(중재) 거부로 방통위 재정제도와 '공정한 인터넷망 이용계약 가이드라인' 한계가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망 이용계약 가이드라인은 국내외 통신사(ISP)와 콘텐츠 기업(CP)을 망라해 망 이용계약 과정에서 준수해야 할 원칙을 명시했다.

가이드라인에 명시된 △전기통신사업법 준수 △우월적 지위 이용한 이익 제한 금지 △비차별적 계약 체결 등 원칙은 방통위가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간 망 이용대가 분쟁 평가에서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방통위 재정을 중단하고 SK브로드밴드와 '채무부존재 확인' 민사소송으로 직행했다. 가이드라인이 법률상 효력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넷플릭스가 방통위 판단을 건너뛰고 민법·상법 법조문 중심인 법원 판단을 받고자 했다는 게 중론이다.

넷플릭스가 승소할 경우 글로벌 기업이 유사 분쟁에서 방통위의 전문적 판단이 개입하는 중재 절차를 백안시하는 선례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에는 가이드라인과 재정 무용론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는 망 이용계약 가이드라인 위상을 법률로 상향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당장은 방통위가 중재 과정에서 판단한 검토 결과와 의견을 공개, 법원이 참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넷플릭스 사건을 계기로 글로벌 기업의 국내 규제기관 '패싱'을 막을 종합 대책이 수립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방통위는 2018년 페이스북의 접속 경로 변경이 이용자 서비스 이용에 제한을 초래했다며 페이스북에 3억96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페이스북이 제기한 행정소송에 패했다. 법원은 전기통신사업법에 구체적인 이용 제한 행위가 명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재를 취소했다.

방통위는 2017년 구글에 대해 위치정보 무단 수집 의혹을 조사했지만 구글 본사의 비협조로 제대로 된 결론도 내리지 못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는 “글로벌 기업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법률 미비점, 조사 권한의 한계 등을 종합 검토해 체계적인 대책을 내놓고 21대 국회 개원에 발맞춰 힘있게 추진해야 한다”면서 “당장에 법률 개정이 어렵다면 글로벌 기업의 위법 행위에 대한 정책 판단을 공개해 사회적 논의로 확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