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선]언택트 소비, 콘택트 국회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언택트를 지식백과에서 찾아보면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에 부정·반대를 뜻하는 언(un)을 붙인 신조어를 일컫는다. 언택트 소비는 소비자와 판매원이 만날 필요가 없는 소비 패턴을 말한다.

코로나19로 주마가편(走馬加鞭)하고 있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 재택근무,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이 되면서 언택트 소비의 대명사인 온라인쇼핑 거래량은 급물살을 탔다.

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지역사회로 확산하기 시작한 2월 전자상거래 월별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5% 증가한 11조9618억원이었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를 살펴봐도 전년 대비 온라인 매출액은 34.2% 늘었고 오프라인은 7.5% 줄었다.

언택트 소비는 온라인과 모바일에 익숙한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 기기에 서툴던 장년층 세대로까지 확장했다. 익숙하지 않았을 뿐 한 번 경험해 보면 그렇게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티몬이 밝힌 50대 이상 연령층의 모바일 쇼핑 추이를 보면 확연히 나타난다. 올 1분기 식품·건강 관련 상품 매출이 123% 증가했다. 식품 카테고리 가운데 50대 이상 소비자가 가장 활발하게 쇼핑한 상품군은 라면 등 간편식품으로, 158% 늘었다.

e커머스 업체들은 고객 확대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인다. 무료배송과 최저가 상품을 확대하고, 특가매장도 다양하게 마련했다. 마트업체와 제휴해 마트상품을 당일 배송해 주는 서비스도 늘렸다. 모두 쇼핑의 편의성과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오프라인 유통업계에서도 일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2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라이브쇼핑 방송 대상을 2030세대에서 4050세대로 확장, 상품 종류를 다양화했다. 3월 시청자 수는 1만8000회로 지난해 12월보다 5배 늘었다. 롯데하이마트는 모바일 생방송 프로그램 '하트라이브'를 이달 1일 론칭했다. 일종의 모바일 홈쇼핑으로, 소비자와 실시간 소통하며 제품을 거래한다. 언택트 소비를 흡수하기 위한 묘책이다.

제주신라호텔은 지난달 룸서비스 주문량이 전월 대비 40%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확산으로 언택트 서비스를 선호하는 고객이 늘었기 때문이다. 호텔 측은 이러한 수요에 맞춰 건강식 룸서비스 메뉴를 추가했다. 편의점 GS25는 고객이 주문한 카네이션을 원하는 장소로 배송해 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언택트 소비 확산에 맞춰 온·오프라인 주문 판매, 개별 배송 방식으로 바꿨다.

온·오프라인을 망라하고 언택트 소비에 올라타기 위한 노력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언택트 소비는 일시 현상이 아닌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교육·의료 분야로의 심화가 예상된다.

문제는 2분기 경기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가 66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소비 침체에 따른 우려로 잘나가던 온라인유통 부문의 전망도 부정(84)으로 돌아섰다. 경기 회복을 위한 적극 대책이 필요하다. 내수가 다시 돌 수 있게 인프라 정비와 규제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 그다음은 글로벌 경기 회복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 상품과 서비스 수요가 크게 늘 것은 분명하다. 주요 선진국이 비상사태인 지금이 기회다.
총선이 여당 압승으로 끝났다. 외신들은 코로나19 성공 대응을 압승 이유로 꼽는다. 언택트는 국민 몫이었다. 그리고 표로 반응했다. 새 국회는 무엇으로 응답할 것인가. 포스트 코로나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대응해야 한다. 내수 진작을 위한 대규모 점포 영업 규제 개선 등 기업 부담을 주는 규제에는 '언택트'가 아닌 '콘택트'가 필요하다.

[ET시선]언택트 소비, 콘택트 국회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