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응 과기 정책'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STEPI, 방향성 논의 포럼 개최

제432회 과학기술정책포럼 개회사를 읽는 조황희 STEPI 원장의 모습
제432회 과학기술정책포럼 개회사를 읽는 조황희 STEPI 원장의 모습

코로나19 사태를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방향성을 논의하는 자리가 29일 펼쳐졌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원장 조황희)은 이날 오후 2시부터 '감염병 대응을 위해 국가과학기술정책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제432회 과학기술정책포럼'을 진행했다.

청중 없이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한 이 자리에서는 감염병 대응 관련 국가과학기술정책 변화 필요성을 요구하는 다양한 목소리들이 나왔다.

첫 단추를 꿴 이명화 STEPI 단장은 '새로운 과학기술정책의 방향성, 코로나19로부터의 교훈' 발제에서 과학기술정책이 생명안보 관점, 데이터와 전문성 기반 정책 거버넌스, 글로벌 협력연구 고도화, 통합적인 관점의 혁신연구 등에 치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생명안보 관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히면서는 “2018년 기준 감염병 연구개발(R&D) 예산은 1.4% 수준에 불과하다”며 “효율성 논의에서 벗어나 국방 R&D처럼 중장기적 관점에서 안정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발제하는 이명화 단장
발제하는 이명화 단장

'신종 감염병 확산 시뮬레이션' 발제를 맡은 손우식 국가수리과학연구소 감염병연구팀장은 감염병 시뮬레이션이 현 상황파악 및 대응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신종 감염병은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비 약물적 중재가 유일한 대안”이라며 “이 경우 감염병 확산 시뮬레이션과 방제정책 효과를 정략 분석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 ”방제 정책 효과 분석이 가능하도록 감염병 확산 시뮬레이션이 설계돼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조용래 STEPI 미래전략팀장은 '생명안보를 위한 과학기술전략' 발제에서 단기가 아닌 중장기 성격의 대응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제432회 과학기술정책포럼 단체사진
제432회 과학기술정책포럼 단체사진

그는 “국가에 충격을 주는 감염병에 대비해 중장기적 방안을 마련해야지 않겠느냐”며 “단기 위기 관리로는 부족하다”고 발언했다.

감염병 관련 데이터 분야에 대한 시각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이나 의료 데이터 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 데이터가 종합돼야 한다”고 말을 이어갔다.

뒤이은 토론에서도 많은 의견이 나왔다. 토론은 송치웅 STEPI 부원장을 좌장으로, 송만기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차장, 김범준 성균관대 교수, 손미진 수젠텍 대표,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특히 정부와 정책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무관중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포럼 현장 모습
무관중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포럼 현장 모습

손미진 수젠텍 대표는 “감염병의 경우 아주 초기에 단기적으로 연구비를 크게 투입해서 빠르게 성과를 내는 형태의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이번 코로나19의 경우도 향우 어떻게 될지 아무도 예상하기 어렵고, 당장 가을 상황도 알 수 없어 최악을 대비하고 사태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감염병과 관련해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부는 무엇보다 규제 선진화를 이뤄야 한다”며 “진단기기, 바이오산업 분야가 태동하는 계기가 되도록 하는 산업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황희 원장은 “문제해결 중심 혁신 연구 등 다양한 논의로 새로운 과학기술정책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며 “오늘 포럼에서 나온 발언이 전향적인 과학기술정책 수립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