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마스크 공급정책 정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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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마스크 공급정책 정비 필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마스크 공급 정책이 다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확진환자가 줄고 생활방역 체제로 전환한 시점에서 마스크 정책도 손질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일단 공적 마스크 구매 수량을 2장에서 3장으로 늘리고 추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마스크 공급과 관련해서는 초기에 혼란이 있었지만 대체로 정부 대응이 옳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정부는 초기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할 당시 공적 마스크 구매 수량을 강제하고 수출을 제한하는 등 강력한 규제정책을 펼쳤다. 다행히 정부 개입과 기업 협조 덕에 예상보다 빠르게 마스크 수급 상황은 정상을 되찾았다.

지금은 당시와 상황이 달라졌다. 마스크 공급 정책을 손질할 시점이다. 우선 공급량이 크게 늘었다. 이미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추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4월 주간 단위로 6000만장 수준이던 마스크 소비량이 20일 시작한 4주차에는 4850만장이었다고 밝혔다. 반면에 같은 기간 마스크 공급량은 국내 생산량 8314만장을 포함해 총 8652만장이었다. 4000만장 가까이 비축 물량이 발생한 것이다. 마스크 수급 역전 현상은 제조기업과 생산 물량이 늘고 코로나 사태가 진정세로 돌아서면서 더욱 극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공급과 수요 불일치로 공적 마스크 가격이 일반 마스크 가격을 웃돌면서 '공적' 의미가 퇴색했다. 급기야 청와대 게시판에는 '공적 마스크 가격을 내려달라'는 청원이 등장했다. 마스크 가격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수출이다. 성공적인 방역 체제를 구축하면서 대한민국 위상이 크게 올라갔다. 새 시장이 열리겠지만 그러나 규제로 말미암아 마스크의 해외 진출은 언감생심이다. 심지어 해외 친지나 가족에게 보내는 마스크 수량조차도 마스크 대란이 극심하던 시기에 맞춰져 있다. 마스크 정책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것이다. 이제는 시장 논리에 따라야 한다. 마스크 수출 금지 조치도 단계적으로 완화, 수출 상품으로 길을 터 줘야 한다. 공적 물량 계약이 끝나는 6월이면 오히려 마스크 업체가 수요처를 찾지 못해 출혈 경쟁에 내몰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