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코로나 위기 극복 첫걸음은 '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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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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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이 올해에 이어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가 R&D 예산 수립의 출발점이 되는 주요 부처의 지출 한도를 올해보다 7000억원 많게 책정했다고 한다.

이른바 '실링'으로도 불리는 지출 한도는 각 부처에 일정 규모 이내에서 예산안을 마련하도록 유도하는 가이드라인이다. 전체 부처의 예산 수요를 취합해 나라 살림에 맞춰 조정해야 하는 기재부로서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책정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해 급부상한 새로운 국정 과제가 아니면 전년도 예산보다 깎인 상태로 각 부처에 내려간다.

국가 R&D 예산은 올해 사상 처음 24조원대로 진입했다. 지난해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이후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전년도 대비 18% 증가했다. 올해 예산이 크게 늘었기 때문에 내년도 확대 여부가 불투명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을 수립하는 첫 작업에서 확장 기조를 유지하는 시그널을 보낸 것이다. 그만큼 R&D 지출 한도 증액은 이례인 동시에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강조되고 있는 '과감한 정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3주년 특별연설을 비롯해 최근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판 뉴딜'을 내세워 경제 활력을 되찾겠다고 거듭 밝혔다. 대형 국가 프로젝트로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대규모 투자로 단기 수요를 일으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바탕에는 문 대통령이 강조한 '디지털'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산업의 부가 가치를 높일 수 있는 R&D 역량을 강화해야 약해진 우리 경제의 체력을 되찾을 수 있다. 코로나 위기 대응에서 우리의 과학·보건·정보통신기술(ICT)이 빛을 발한 것도 그동안 R&D 결과물이 꾸준히 쌓여 왔기에 가능했다.

경제가 어렵다고 눈앞의 것만 보면 근본적인 해법을 찾기 어렵다. 긴 호흡에서 기술력을 배가시키는 R&D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 이것이 코로나 위기 극복의 첫걸음이다.